직장이나 학교에서 “워크숍 하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워크숍은 본래 ‘상호 토론과 연구를 통해 전문적인 기술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의미다. 민간 및 공공기관의 각종 교육현장뿐만 아니라 문예, 연극, 영화, 방송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워크숍이 진행된다. 새로운 작품을 실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워크숍의 의미는 본래 뜻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많이 개최하고 있는 몇몇 워크숍을 보면 안타까울 정도다. 엉성한 원고를 발표하고 형식적으로 토론한 뒤 학술 행사를 빙자해 관련 인사들끼리 먹고 마시고 노는 데 워크숍을 소진한다.
워크숍은 본래 창의적인 활동의 현장으로 작업자들의 작업장 혹은 장인들의 공방을 의미했다. 워크숍은 스튜디오, 실험실, 공장과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작품 활동에 매진하거나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밤을 새우며 새로운 과학 원리를 탐구하고, 엔지니어들이 작업장에서 새로운 기계 설비를 고안하는 일은 모두 창의적인 사고를 만들어내는 워크숍이라는 의미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도 어려서부터 작업실에서 실험기구를 제작하는 훈련을 받았다. 1736년 스코틀랜드의 작은 조선소 마을인 그리녹에서 태어난 제임스 와트는 1754년부터 인근의 대도시인 글래스고와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서 실험장치, 악기, 측량기구를 만드는 도제 훈련을 받았다. 1757년부터 와트는 글래스고 칼리지에 작은 워크숍을 차려놓고 실험기구들을 제작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글래스고 칼리지에서 데모 장비를 개발하던 와트는 마침내 1712년 뉴커먼이 발명한 대기압 기관도 교육용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뉴커먼의 대기압 증기기관은 제작비는 쌌지만 석탄과 물을 엄청나게 많이 소비하고 유지비가 많이 드는 결점이 있었다.
제임스 와트는 이 뉴커먼 기관을 개량해서 1765년 산업혁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완벽한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그는 실린더의 열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속의 증기만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분리형 응축기를 고안해 특허를 받았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연료가 적게 들 뿐만아니라 공장 입지 선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산업혁명의 견인차가 될 수 있었다. 산업혁명을 이끈 위대한 발명도 창의적 사고의 산실인 워크숍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워크숍은 오늘날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핵심 역량 가운데 하나인 문제해결 능력을 최고로 높일 수 있는 모임이다. 워크숍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집단 창조성을 함양하는 데에도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런 워크숍을 형식적이고 소모적으로 써버리고 마는 것이 안타깝다. 워크숍 본래 의미를 찾아 창의적 사고의 산실로 키워 창조사회 건설에 이바지해 봄은 어떠한가.
글·임경순(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과학사 교수) 201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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