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해진 ‘나의건강기록’ 앱
매년 건강검진을 받지만 정확한 결과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던 것 같은데’, ‘위염 소견이 있었는데’ 가물가물하다. 확인이 필요할 때마다 매번 이메일을 뒤져 전년도 결과지를 찾곤 한다. 게다가 수치 변화를 파악하려면 전전년도 결과지까지 찾아야 한다.
이제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애플리케이션(앱)만 깔면 한 번에 확인이 가능하다. 무려 최근 10년간의 내 검진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으로 연계되는 예방접종이력(전체 기간), 진료·투약이력(최근 1년), 의료기관 건강정보(진단내역, 수술내역 등)까지 모두 조회가 가능하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보건복지부의 ‘건강정보 고속도로’ 서비스를 옮겨 담았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흩어진 내 건강정보를 한곳에 모아 개인이 직접 조회·전송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개인정보 입력 후 인증과정을 거치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앱을 설치한 후 가장 먼저 내 과거 건강검진 이력을 열어봤다. 터치 한 번이면 된다. 지난해 종합소견은 3년째 다를 바가 없었다.
‘신체활동량이 부족합니다. 운동을 생활화하십시오. 위험 음주 상태입니다. 절주 또는 금주가 필요합니다.’
14세 미만 자녀 건강 기록 모두 열람 가능
내 건강뿐만 아니라 자녀의 건강도 챙겨볼 수 있다. 주민등록상 부모와 동일한 거주지인 자녀에 한해 건강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9월 26일 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앱의 기능을 개선하며 추가한 서비스다. 14세 미만 자녀의 투약정보, 진료이력, 건강검진, 예방접종, 진료기록 요약지까지 모두 볼 수 있다.
아이의 정보를 등록한 뒤 투약정보를 조회해봤다. 지난 1년간 자녀의 의약품 투약내역이 모두 나왔다. 몇 월 며칠, 어느 약국에서 무슨 약을 탔는지와 각각의 복용법 등 상세한 정보가 기록돼 있다. 이젠 만일을 위해 일일이 약봉투를 보관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9월 30일자 ‘OO약국’을 눌렀더니 ‘포리부틴드라이시럽’을 포함한 5개 약 이름이 검색됐다. 최근 장염을 앓았던 아이가 처방받은 약이다. 약 이름 아래에는 ‘약 정보 더보기’가 있다. 버튼을 누르면 약의 생김새와 성분, 약효, 용법용량, 저장방법이 상세히 기재된 페이지가 나온다.
영유아 검진의 경우 최근 5년간의 이력을 볼 수 있다. 아이의 검진 시기와 내용을 바로 알 수 있다. 예방접종은 전체 기간 모두 조회된다.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 진료 시 유아수첩을 지참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일반적인 병원 진료뿐만 아니라 응급상황에서도 아이의 진료 정보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편의정보’를 통해서는 24시간 약국, 야간진료 병원, 응급실도 찾을 수 있다.
‘복약알림 서비스’ 기능도 새로이 탑재했다. 단순한 ‘알람’이 아니다. 약국·병원에서 처방받은 투약정보를 불러와 복약 일정대로 알람을 울리는 똑똑한 기능이다. 복약 관리가 특히 중요한 장기 치료 환자나 고령층에게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다.
약물 알레르기 확인도 가능
‘약물 알레르기 확인’도 신규 기능이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약물 정보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음식·약물 알레르기 정보를 추가 입력해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알레르기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을 때 의료진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해 신속한 처치를 받을 수도 있다.
2세, 4세, 6세 삼 남매를 키우는 다둥이 엄마 김현미(35) 씨는 “매번 아이들의 진료·접종을 기록하지 않아도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정말 유용한 앱”이라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도 깔아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건강정보 고속도로’에 연계된 의료기관은 총 1004곳(상급종합병원 26곳, 종합병원 24곳, 병의원 954곳)이다. 복지부는 2025년까지 전국 47개 모든 상급종합병원과의 연계를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부터는 연계 의료기관이 총 1263 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형우 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이번 ‘나의건강기록’ 앱 개선과 ‘건강정보 고속도로’ 의료기관 연계 확산을 통해 국민들이 자신의 건강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건강정보 고속도로’를 활용한 디지털 보건의료서비스 제공도 활발해져서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고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앱 이용 방법과 관련된 자료는 건강정보 고속도로 누리집(myhealthway.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콜센터(1666-7598)에 전화하면 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언제든 문의가 가능하다.
박지현 기자
박스기사
앱 궁금증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콜센터에 물어보니
‘나의건강기록’ 애플리케이션(앱)에 나온 약물 처방이력이 처방전을 대신할 수 있나요?
앱의 모든 정보는 개인별 의약품 확인 목적으로 제공되는 참고자료입니다. 다른 목적을 위한 증빙자료 등으로는 사용될 수 없습니다.
최근 약국에서 구입했지만 조회되지 않는 약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회내역은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점검을 시행한 기관에 한합니다. DUR 점검 기관이라도 의료기관 방문 진료 후 약을 처방해 조제받지 않은 경우 또는 처방 조제 후 약국 등에서 해당 데이터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송하지 않은 경우 등은 검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피부과 등에서 받은 비급여 진료내역도 기록이 되나요?
비급여 진료내역, 특수상병이나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진료내역은 조회에서 제외됩니다. 사용자의 현 자격이 ‘의료급여’인 경우에도 진료내역 조회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특정 진료내역(법정전염병, 치매, 결핵 등) 또는 약물(각성제, 정신신경용제, 일부 호르몬제 등)이 포함된 경우에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앱에 나온 진료기록을 보험사에 제출해도 될까요?
진료받은 내역은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에 해당하는 민감정보로서 민간보험사 등 타 기관 자료 제출 시 개인의 권익 침해 및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하는 게 좋습니다.
‘건강관리’ 탭은 어떻게 활용 가능한가요?
삼성헬스 앱에 입력된 걸음수, 심박수, 수면시간, 혈당 기록 등의 다양한 건강지표를 연동시켜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