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제1호>대한민국을 먹여살릴 미래기술 10
- 작성일
- 20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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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아니 그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새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경제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재계는 이를 수종(樹種)산업이라고 부르며 미래를 기약하는 포석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는 1970∼80년대 성공적인 중화학공업화 이후 반도체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뤘다. 하지만 1997년말 급격히 닥친 IMF 위기로 좌절을 겪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지만, 1만 달러의 벽을 훌쩍 뛰어넘기에도 버거웠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음이 분명해졌다. 근로자의 욕망이 우리 기업의 현주소를 앞질러 가는 바람에 갈등이 생겼다. 거기에 비정규직과 정규직, 저소득자와 고소득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으로 양극화한 우리 경제는 군데군데서 마찰음을 냈다. 공정한 분배를 통해 소비력을 키우자는 주장과 성장우선주의를 통해 전체 소비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반론이 부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딱 떨어지는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한림대 국제학대학원 황희곤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정책의 목표를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국가경쟁력으로 압축해 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 내부의 양극화 갈등을 해소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신산업을 발굴하고 거기에 집중투자해 기술 우위를 점하는 전략이 긴요하다.”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분야’를 선정·발표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긍정적이다. 이러한 정부의 전략과 다른 축에서 진행중인 민간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이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 그 중 일부는 최근 상당한 진전을 보이며 나라의 희망 엔진으로 부각될 정도다.
그 대표적 예가 바로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다.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 이른바 ‘바이오 혁명’시대의 서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황교수의 연구는, 생명공학 분야가 머지않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의 하나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 결과 ‘바이오 분야 기술 열위 국가’라는 오명마저 말끔히 사라졌다.
우리의 현주소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풍랑 속이다. 경제대국 일본과 세계경제의 최강국을 향해 성장동력을 가동중인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일부에서는 좌초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기우다. 미래 기술분야에서 새롭게 경쟁력 우위를 점유해 가려는 노력을 보노라면 그러하다.
지금 우리 시대만 그러한 게 아니라 언제든 미래는 항상 불확실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의 최후 승자가 누가 될지, 그리고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항해를 계속해 갈지 가늠하기란 결코 어렵지 않아 보인다.
IBM의 창업자인 토머스 왓슨이 컴퓨터를 개발한 후 “전 세계 컴퓨터의 수요는 기껏해야 5대로 족하다”고 말했다면 과연 누가 믿으려고 할까.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희망의 10대 엔진산업을 찾아가는 것도 힘들고 두려운 것인지 모른다. 다만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 국가의 모든 에너지를 집약하고 투여하는 등 최선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 작은 실마리를 찾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본지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10대 미래기술’을 살펴보려고 한다. 10대 미래기술은 무엇이고, 분야별로 현재 국내 기술이 세계시장에서 갖는 위상은 어떠한지 그 대표적 연구진과 선두기업의 땀 흘리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지난 여름의 뜨거움만큼이나 강렬했던 우리의 비전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옮긴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B]디스플레이 - 삼성SDI [/B]
반도체의 발달에 의해 컴퓨터가 다양한 정보를 고집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시대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의 개발은 날로 속도를 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삼성SDI는 초슬림 완전평면 브라운관 i-tron, 고선명 디지털 모니터 MDT, 디지털TV용 PDP, 이동 정보통신기기의 핵심 장비인 STN-LCD, 2차전지, 미래형 디스플레이인 유기EL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개발을 총망라하고 있다.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말레이시아·독일·멕시코·브라질·중국 등 세계 6개국 10개 생산거점에서 컬러 브라운관을 비롯한 종합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삼성SDI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각광받는 OLED 산업 개발에 주력하면서 그 제품을 주력 생산품목으로 삼고 있는 삼성OLED사를 합병할 것을 검토중이다. OLED는 백라이트 등 별도의 광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체 발광으로 LCD와 PDP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또한 그 기본구조가 간단해 제작이 용이하고 궁극적으로 두께 1mm 이하의 초박형으로도 제조가가능하다.
게다가 OLED는 기존의 디스플레이가 한쪽 면에만 화면 구성이 가능한 것에 비해 양쪽 면에서 모두 화면을 볼 수 있는 양면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뒷면을 투과해 볼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제조도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 앞 유리에 계기판과 내비게이터를 만들고 수족관을 디스플레이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꿈의 디스플레이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총 OLED 생산 매출액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할 정도로 이 산업의 향후 가치는 절대적이다.
그렇다면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신기술 경쟁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 8월24일 막을 올린 제4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IMID) 전시장. 이곳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삼성SDI가 개발한 세계 최대 크기인 80인치 풀(full) HD(고선명)급 PDP였다. 삼성SDI는 80인치 PDP 개발을 통해 1장의 PDP 유리 원판에서 한꺼번에 40인치급 PDP 4대를 생산할 수 있는 4면취 생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삼성SDI는 또 저분자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으로 세계 최대 크기인 17인치 능동형 OLED와 모바일용 입체영상 3D 디스플레이를 출품했다.
삼성SDI 이충훈 수석연구원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 실정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무선기기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한국의 미래를 보장하는 주요한 성장동력 산업”이라면서 “특히 OLED는 그 기술 수준이 선진국과 대등한 관계에 있으므로 OLED 세계 1위를 발판으로 한국이 동북아의 IT 허브로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B]바이오신약·장기 - 가톨릭대학교 기능성세포치료센터[/B]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가 다시 하늘을 날고, 인기 댄스그룹이었던 ‘클론’의 강원래 씨가 일어나 춤을 출 수 있을까. 현대 의학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오 테크놀로지’(BT)의 발달로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보통신기술(IT) 이상으로 인간 생활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지는 BT는 ‘생명연장’이라는 인간의 꿈을 실현시킬 뿐 아니라, 그에 따르는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기술이다.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각각 BT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세포치료’ 분야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지정된 가톨릭대학교 기능성세포치료센터(소장 오일환)의 연구가 그 대표적 케이스. 지난 6월 국내 6개 의과대학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사업 책임기관으로 선정된 이 연구팀은 복지부로부터 연간 14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타 선진국의 지원 규모와 비교해 보면 그리 넉넉한 편은 못된다. 그러나 오일환 소장은 “그동안 민간기업 위주로 진행돼 불법 임상시험 논란을 일으켰던 ‘세포치료제’ 개발 사업이 처음으로 국가 주도하에 추진된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말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라인업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연구팀은 신경질환(왕규창·전신수·김영인 교수)·심혈관계(고규영·백상홍 교수) 등 각 분야에서 선도적 연구 성과가 있는 20명의 교수를 포함해 총 80여 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돼 있다. 오 소장은 “연구팀은 지역과 기관의 차이를 극복하고 최고의 인적자원으로 구성돼 있다. 가톨릭대 의대뿐 아니라 서울대·KIST·아주대·세종대·중문의대가 연구팀에 참여하고 있으며 LG생명과학·셀론택·메디포스트 등 관련분야의 유명 기업들도 가세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세포치료제’는 질병 및 노화로 장기 기능이 손상됐을 때 그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대체할 수 있는 치료용 세포다. 수정란이나 사산한 태아로부터 얻는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골수 등 장기에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를 치료제로 활용할 경우 윤리적 문제로 인한 제약을 훨씬 덜 받는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채취된 성체줄기세포를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치료 효과가 다소 부족하고 대량으로 얻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치료 기능 강화와 대량생산 방법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이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돼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심장병·뇌졸중·당뇨병·백혈병·암·류머티스 등 난치병 극복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연구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력은 막대하다고 오 소장은 설명한다.
“이 분야는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거의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기술을 선점하면 향후 생명과학 분야를 주도하게 된다. 세포치료제 분야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20조 원의 시장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가 막중한 만큼 극복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오 소장은 “세포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기반시설이나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한다. 가령 동물실험용 생체 방사선 조사기만 하더라도 대당 4억~5억 원이나 하는 고가로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이 기기를 40여 대나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단 한 대도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 전 임상연구 단계로 영장류 동물실험이 필수적 요소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이를 위한 충분한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이러한 불리한 여건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일환으로 정부(과학기술부) 주도로 오창과학단지에 대규모 영장류 실험단지 조성(상자기사 참조)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오 소장은 “세포치료제는 미래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만약 우리 연구팀이 실패하면 한국의 세포치료제 분야는 세계시장에서 끝장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고 힘주어 말한다.
[U]<<충북 오창에 국내 최초 영장류 임상연구 시설 생긴다 >>[/U]
국내 바이오기술(BT) 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국가영장류센터가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에 건설된다. 이 센터는 77억여 원을 투입, 연 건축면적 4,700여㎡ 규모로 2005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센터의 기능은 각종 줄기세포, 장기이식 등 재생의학 및 난치성 질병 연구를 위한 전 임상 연구 및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시설은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지원을 위해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 시설로서의 기능을 함께 맡게 된다.
국가영장류센터는 현재 확보한 필리핀 원숭이 등 3종 125마리의 연구용 원숭이를 2005년까지 300여 마리, 2008년 800여 마리로 확대하고 5년 후에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유사한 침팬지 연구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영장류 임상연구 지원을 위해 발생·번식·미생물·해부학 관련 분야의 박사급 연구자와 영장류 전문 수의사, 사육 기술사 등 40여 명의 전문인력을 유치하고 산·학·연 전문가들을 겸임연구원으로 위촉하는 등 우수 연구인력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B]지능형 로봇 - 한울로보틱스[/B]
로봇은 어떻게 보면 어린 시절의 꿈이 담긴 가장 친숙한 친구다. 하지만 이런 로봇이 조만간 우리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진정한 친구로 다가올 전망이다.
흔히 로봇에는 3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고,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로봇 산업이 매우 발달한 일본의 경우 이미 혼자 계단을 오르내리고 장애물이 나오면 알아서 멈추는 인간형 로봇 ‘아시모’가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지능형 로봇의 개발이 급격히 추진되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과 같은 학계와 여러 기업체 등에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울로보틱스’는 그야말로 사람과 로봇이 서로 뒤섞여 움직이는 현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 업체는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10여 년 동안 연구해온 이동로봇 개발 경험을 토대로 국내 지능형 이동 로봇의 초석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1998년 12월에 설립되었다. 이 회사의 김병수(42) 대표는 “지능형 로봇을 우리 실생활과 연관지어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사람이 하기 싫어하거나 하기 힘든 일을 로봇이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능형 로봇의 대표적 케이스로 가정용 로봇, 서비스 로봇, 그리고 오락용 로봇을 꼽는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실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청소용 로봇이다. 청소용 로봇 개발은 일일이 진공 청소기를 밀고 다니기 귀찮은 점을 이용해 로봇이 알아서 혼자 움직이며 청소하는 데서부터 비롯되었다. 이처럼 모든 지능형 로봇은 인간이 해야 하지만, 직접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첨단기술의 힘을 빌려 처리하는 것이다.
이 업체에서 현재 개발중인 로봇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고 폭넓다. 심지어 애완용 로봇과 가정교사 로봇, 의료 로봇까지 곧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회사 사업부의 주충호 대리는 “애완용 로봇은 말 그대로 애완 동물의 기능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가정교사 로봇은 갓난아기에게 말을 가르치는 기능의 로봇이 실제 제품화되고 있다”며 “의료 로봇 역시 주치의가 일일이 환자가 있는 곳을 방문하기 힘들 경우 로봇이 대신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실용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김병수 대표는 “청소용 로봇의 경우는 집집마다 TV·냉장고 등을 갖춘 것처럼 곧 상용화될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며 “외국의 통계 자료를 보면 지능형 로봇의 향후 수요 전망은 2010년 6조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U]<<최첨단 지능형 청소로봇 ‘오토로’>> [/U]
‘오토로’에는 인간의 눈과 비슷한 2대의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돼 청소할 곳의 정밀한 위치와 작업 환경을 정확히 인식한다. 최첨단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다양한 청소 모드와 예약청소 등을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어 더욱 ‘똑똑한 청소’를 할 수 있다.
오토로는 인간의 감각을 대신하는 초음파 센서와 충돌 방지 센서가 구석구석 둘러져 있어 실내 구조나 가구와 같은 장애물을 자동 감지해 안전하게 청소를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발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전방향 구동 바퀴가 장착돼 모든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중앙에 청소 흡입기가 위치해 벽면이나 모서리를 청소하기 힘든 다른 청소 로봇과 달리 전방에 청소 흡입기를 둬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는 것도 오토로만의 장점이다. 360도 회전식 청소 툴은 항상 청소할 지역에 위치하는 반면 로봇의 몸체는 언제나 청소가 완료된 곳에 위치해 바퀴에 먼지가 묻지 않게 된다. 강력한 엔진이 장착돼 흡입 성능 또한 다른 제품에 비해 뛰어나다.
이 제품은 배터리가 소모되면 충전기로 자동 이동한 후 충전 센서를 충전 스테이션에 정확하게 연결하는 자동 충전 시스템이 내장돼 있어 편이성을 더했다. 또한 더욱 편리한 청소를 위해 리모컨과 조이스틱 기능을 결합시킨 조이콘이 있다. 특히 자기 위치 인식에 의한 청소 영역을 설정해 청소가 완료된 곳은 가지 않는 알고리즘을 채용함으로써 더욱 빠른 청소를 가능하게 한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B]미래형 자동차 -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B]
운전자 없이 혼자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 물론 미래형 자동차의 넓은 범주의 끝은 이와 같은 무인자동차의 실현으로 이어진다. 그 전 단계로 지금 국내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료전지차’ ‘지능형 자동차’ 등 3개 분야의 미래형 자동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는 이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의 꿈을 실현하게 될 대표적인 곳이다.
남양연구소는 현대·기아차가 자랑하는 국내 최대 자동차 개발 연구소로 105만 평의 부지에 2,8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있다. 이곳은 디자인에서 설계, 제작시험, 평가까지 자동차 개발의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대규모 첨단 연구소다. 선행개발센터에서는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 자동차·연료전지차 등 미래형 첨단 자동차 개발을 맡고 있고, 전자개발센터는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쏟는 관심과 노력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대에 산학협력을 위한 연구소를 세우는 데 이어 조만간 경기도 분당에 전자연구원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이 건설되면 남양연구소에 위치한 전장부품 관련 신기술 개발팀은 대거 연구원으로 옮겨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남양연구소는 명실공히 즉시 상용화 실현을 목표로 하는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의 본산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공고해지는 셈이다.
[SET_IMAGE]6,original,right[/SET_IMAGE]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시험용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보였는데 연비는 기존의 14km에서 18.8km로 40%로 향상시켰으나 아직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있다.
남양연구소 개발팀장 김철수 박사는 “일본 도요타 등에서는 지난 1997년 벌써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국내에서 때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국내 자동차 기술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와 있는 만큼 엔진·모터·전지 등 핵심 부품을 모두 국산화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2010년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석권할 하이브리드 자동차-. 김 박사는 “현대·기아차가 도요타·혼다·GM·포드·크라이슬러 등 세계의 빅 메이커와 대등한 접전을 벌일 날도 머지않았다”고 자신한다.
[SET_IMAGE]7,original,left[/SET_IMAGE][B]디지털 콘텐츠 - (주)그라비티[/B]
콘텐츠가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시대로 변화하는 동시에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세계 디지털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이미 약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도 2002년 기준 3조6,931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해 2001년 대비 38.5%나 급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IT 경기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본궤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선두 분야는 단연 온라인 게임이다. 그리고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선두기업은 (주)그라비티(회장 김정률). 2000년 설립된 그라비티는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회사다. 이 게임은 북유럽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인기작가 이명진 씨 원작의 판타지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MMORPG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대규모 사용자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다. ‘라그나로크’는 ‘신들의 황혼’이라는 장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 온라인 게임들이 어둡고 폭력적 성향을 갖는 반면 <라그나로크>는 파스텔 톤을 사용한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개발1실의 안재현 팀장은 “현재 라그나로크팀에 속해 있는 개발자(기획·프로그램·그래픽)는 총 43명이지만 초기 베타 테스트 때만 해도 15명에 불과해 현재 배 이상 불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게임 개발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몬스터의 사운드 중 숨을 몰아쉬는 소리라든지, 강아지가 혀를 빼물고 내는 소리 등이 없었고 이런 사운드를 만들어 파는 회사도 없어 직접 녹음해야 했다. 또 서버를 관리하는 툴도 없어 직접 서버마다 연결해 하나씩 켜는 수동 조작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안 팀장은 “지금 생각하면 베타 시절에는 참으로 웃지 못할 일들이 많았다”며 개발 당시를 회고한다.
이렇게 해서 개발 완료한 <라그나로크>는 2002년 8월 국내 상용서비스를 시작으로 일본·대만·태국·중국·미국 등 아시아 각국과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다. 또 2003년 말에는 온라인 게임 최초로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터키·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후 인도·브라질·호주·뉴질랜드까지 서비스 계약이 체결돼 현재 전 세계 21개국에 진출해 2,700만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지털 콘텐츠로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라그나로크>가 해외에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탄탄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장르로 재창조함으로써 ‘원 소스 멀티 유스’(one-source multi-use)라는 디지털 콘텐츠의 전형을 충실히 구현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지 사정에 맞는 철저한 마케팅도 주효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유료 회원만 260만 명을 넘어선 일본의 경우가 해외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라그나로크>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일본 도쿄TV를 통해 방영된 ‘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은 보수적 일본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애니메이션 인기 순위 4~5위권을 유지할 정도다. 덕분에 일본에서는 마니아들이 모여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자체적으로 열고 있으며 마침내 2003년 2월에는 일본 총무성이 주관하는 ‘AMD 어워드’에서 해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전 세계 유저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단일 온라인 게임 대전인 ‘2004 라그나로크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전 세계 21개국 대표 선수단이 참여한 이 대회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가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 콘텐츠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해외 진출이 급증하고 각종 이벤트가 활발히 펼쳐짐에 따라 2003년 750만 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로열티 수익도 올해는 4,000만 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 보인다. 지난 8월5일 발행된 DFC 인텔리전스(미국의 조사전문기관) 보고서는 2004년 온라인게임 시장 편에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제외하면 진정한 글로벌 MMORPG는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U]<<디지털 콘텐츠의 살아있는 전설 ‘픽사’>>[/U]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한 픽사(Pixar)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업체로 꼽힌다. 픽사가 만들어낸 <토이 스토리>와 <벅스라이프> <몬스터주식회사> 등은 디지털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쓰게 만든 세계적 히트작들이다.
‘화소’(Pixel)와 ‘예술’(Art)의 합성어인 픽사는 1986년 스티브 잡스(애플 컴퓨터 CEO)가 조지 루카스에게 1,000만 달러를 주고 ILM(Industrial Light&Magic)의 첨단 컴퓨터 기술개발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픽사가 1995년 제작해 개봉한 <토이 스토리1>은 흥행수익 1억9,120만 달러를 기록해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1998년 등장한 <벅스 라이프>는 미국 흥행수입 1억6,280만 달러, 1999년 개봉한 <토이 스토리2>는 2억4,6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다.
픽사의 성공 요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묘사와 우수한 인력, 훌륭한 스토리 구성 등이 꼽힌다. 픽사는 <몬스터주식회사>를 제작할 때 외눈박이 괴물의 눈동자 움직임을 실감나게 만들기 위해 제작자들의 눈동자를 비디오로 찍어 며칠씩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였을 정도다.
[SET_IMAGE]8,original,left[/SET_IMAGE][B]차세대 반도체 - 인천대 멀티미디어시스템공학과 조중휘 교수 [/B]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한국반도체연구조합. 이곳은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 등 기술 개발 분야의 제반 업무를 협의 조정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 전략의 사령탑 격이다. 산업자원부 주관 국책사업으로 진행중인 차세대 반도체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조중휘(47) 인천대 멀티미디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이 미래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내 반도체 산업은 수출 효자 종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와 같이 다소 잘못 전달되고 있는 점을 바로 잡고 싶다. 우리가 수출에 호조를 보이는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이는 전체 반도체 산업의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6~7%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 비메모리 반도체란 정확히 무엇인가.
“차세대 반도체 산업이란 바로 이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말한다. 접근하기 쉬운 설명으로 흔히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와 CDMA 등의 핵심 역할을 하는 저장 기능의 칩을 말한다. 이를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한다. 현재 이 부문은 일본과 미국 등이 대부분의 시장을 점하고 있다. 이를 대부분 수입해 쓰는 형편이다.”
- 그렇다면 반도체 분야에서도 많은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점점 확대되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부진으로 전체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형편이다. 일례로 휴대전화의 경우 우리가 100원을 받고 해외 시장에 판다고 치자. 그러면 그 속에 내장된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 가격 50원을 고스란히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지불해야 하는 형편이다.”
[SET_IMAGE]9,original,right[/SET_IMAGE]
- 그렇다면 향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전망은?
“다행히 국내에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개발과 유기적 관계를 맺게 되는 통신시장, 정보가전, 자동차 시장 등이 활성화하고 있어 그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기술력 축적과 우수한 벤처기업 및 연구소의 출현으로 기술력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SET_IMAGE]10,original,left[/SET_IMAGE][B]홈네트워크 - 아이큐브[/B]
퇴근길 차 안,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운전중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켜고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곧 도착할 아파트 거실의 전등을 켜고, 세탁기를 돌린다.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모 아파트의 광고 내용이다.
홈 네트워크란 가전과 IT를 결합하는 기술. 홈 네트워크가 구현되면 단말기 하나로 집 안팎에서 전등·에어컨·세탁기 등 집안의 필수 가전 설비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학교에 가지 않고도 공부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찰받을 수 있는 것까지 추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꿈의 집’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유럽·일본 등 IT 강국들이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 하지만 아직은 서비스 개념이 다소 모호하다.
이 분야에서 소니·인텔·필립스 등 세계적 기업들과 자웅을 겨루는 대표적 국내 기업은 삼성과 LG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환경을 발판으로 수많은 국내 벤처기업들이 홈 네트워크 시장의 틈새를 뚫기 위해 발빠르게 뛰고 있다. 그 중 ‘Play@TV’를 개발해 2003년 인텔 기술혁신대상을 수상하며 인텔 홈 네트워크 포트폴리오의 일원으로 선정된 아이큐브(icube)는 홈 네트워크 기술을 선도하는 대표적 벤처기업.
아이큐브가 개발한 Play@TV는 PC에 저장된 음악·사진·영화 등의 파일을 대형 TV 화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일종의 연결 장치다. PC에 이 제품을 연결하기만 하면 TV와 PC를 케이블로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 LAN으로 집 안 어디에서나 리모컨 하나로 PC 속의 미디어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가을 Play@TV 개발에 성공한 아이큐브 연구팀은 시제품을 들고 미국의 휴렛패커드 등 대표적 IT 기업을 찾았다. 그때 이 제품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회사가 인텔. 당시 인텔은 Play@TV와 거의 유사한 기술을 개발해 막 시제품을 출시하려는 중이었다. 그러나 인텔이 개발한 제품에서는 음악과 사진만 구현될 뿐 동영상 파일은 구현되지 못했다. 기술력에서 아이큐브에 한 발 밀렸던 셈이다.
Play@TV가 구현한 기술은 인텔 연구팀이 현재 수준의 CPU로는 지원할 수 없다고 포기했던 기술이었다. 아이큐브가 지난해 이 제품으로 올린 매출은 50억 원. 현재 생산량의 90% 이상을 미국·일본·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아이큐브가 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제품은 TV 카드 없이 무선 랜을 통해 TV를 PC를 통해 볼 수 있는 연결 장치다. 거실의 TV에 이 제품을 연결하기만 하면 각 방에서 노트북과 PC로 TV 화면을 그대로 받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상석 기획부장은 이 같은 기술은 아이큐브가 꿈꾸는 홈 네트워크 세상으로 가기 위한 초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Play@TV는 아직까지 TV와 PC를 연결하는 박스에 불과하다. 홈 네트워크 시장은 중심 기기로 PC를 미는 인텔과 TV를 미는 소니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어느 쪽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Play@TV는 TV와 PC를 연결하는 기술이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아이큐브의 최종 목표는 지금은 연결 박스에 불과한 Play@TV를 홈 네트워크 전체를 제어하는 게이트웨이로 만드는 것이다. 이 부장은 “홈 네트워크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라는 얘기다.
[U]<<홈 네트워크 기술 어디까지 왔나 >>[/U]
집 밖에서 휴대전화로 조명기구를 점등하고, 난방을 켜고 부엌의 오븐을 작동한다는 모 아파트의 TV 광고. 10년이 넘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이를 보면 광고 내용이 실제로 가능할지 의심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LG건설 안낙원 대리는 “기술적으로는 전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건설사는 지난 2001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L 아파트에 처음으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2003년 이후 분양된 모든 아파트에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홈 네트워크 시스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조명기구 점등, 난방 온도 제어, 가스 밸브 차단 등 원격 제어 기능이다. 그러나 이것은 홈 네트워크가 구현할 수 있는 기술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의 경우 가스 누출시 자동으로 가스 밸브를 잠그고 관리실에 알리는 방재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 부재중 방문한 방문자의 영상을 저장해 확인할 수 있는 영상 확인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또 이 아파트에는 원격조정으로 애완동물에게 밥을 줄 수 있는 팻 케어링(Pat Caring) 시스템도 도입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에 건설중인 아파트에는 지하 주차장에 설치한 CCTV를 통해 집 안에서 자신의 차량이 잘 주차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안 대리는“화상 카메라를 통해 집 밖에서 집 안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와 해킹 등 안전문제를 고려해 도입하지 않았다”며 “홈 네트워크 구현의 관건은 기술이 아니라 창의력이다. 얼마만큼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느냐가 그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SET_IMAGE]11,original,left[/SET_IMAGE][B]차세대 이동통신 - 전자통신연구원 휴대인터넷연구팀[/B]
“와~ 됐어. 해냈다.”
2003년 12월21일 오후 3시30분, 대전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1연구동 STP(System Test Plant) 실험실. 커다란 테스트 보드(Test board) 화면에 시선을 모으고 있던 연구원 30여 명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화면에는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뉴스를 진행하는 한 방송국 앵커의 얼굴이 또렷이 잡혔다. 세계 최초로 60km 이상의 이동 환경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모두 환호했지만 저는 의외로 담담하더군요. 사실 뭔가 해냈다는 느낌보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휴대 인터넷시스템연구팀 김영일(47) 팀장은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김 팀장이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텔레매틱스, 무선 HD TV급 쌍방향 서비스 등 여러 분야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가운데 휴대 인터넷 서비스는 ‘꽃’보다 ‘밑거름’에 가까운 기술이기 때문. 이어지는 김 팀장의 설명.
“초고속을 추구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첫번째 요건이 통신망의 광대역화와 패킷(packet) 전송 기술인데, 휴대 인터넷 서비스에서 이 두 가지를 이뤄냈습니다.”
여기에 휴대 인터넷 서비스를 ‘연구원들의 자식 같은 기술’이라고 표현하는 김현재(31) 팀원이 ‘자식 자랑’을 거들고 나섰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휴대전화는 물론 노트북과 PDA 등의 멀티미디어 단말기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예전 중계기 전파는 2개 이상의 콘크리트 벽을 뚫지 못했지만 우리는 자유자재거든요.”
그는 연구원 생활 5년 동안 밤낮은 물론 달력의 날짜 색깔조차 구분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해 왔다. 김 연구원의 ‘자식 자랑’은 이어졌다.
“또 있어요. 휴대 인터넷 대신 기존 무선 랜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휴대 인터넷은 무선 랜의 기지국과 같은 액세스포인트(AP)는 물론이고 이보다 반경이 10배나 넓은 휴대 인터넷 AP를 모두 활용하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요. 차원이 다르거든요.”
김 연구원의 기술 자랑이 아니더라도 휴대 인터넷 서비스 기술은 경제적 이익에서 이미 나름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휴대 인터넷 서비스 기술 하나가 향후 5년 동안 가져다줄 이익으로 생산액 18조 원, 고용창출 27만 명, 수출액 6조3,000억 원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2010년이 되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세계시장 규모가 1,781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휴대 인터넷 서비스 외에도 차세대 이동통신의 주종을 이루는 텔레매틱스, 무선 HD TV급 쌍방향 서비스, 유비쿼터스(ubiquitous) 단말기 등이 이미 그 꿈의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몸을 풀고 있다. 정부는 시청자가 TV를 통해 쌍방향 정보를 주고받는 무선 HD TV급 쌍방향 서비스를 내년까지 개발하고, 2007년까지 무선 HDRV(고선명 TV)를 실현할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하다’는 개념의 유비쿼터스는 벌써 국내 이동통신 기업들이 휴대전화 기술 개발 경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몇 년 뒤의 기술을 따져보지 않더라도 당장 내년부터 상용화되는 휴대 인터넷 기술이 먼저 국민 생활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U]<<텔레매틱스 _“가자, 키트! 텔레매틱스 세상으로”>>[/U]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독일어의 ‘통신’과 ‘정보’를 합친 용어. 자동차에 이동통신 장비와 위치 추적 기술 등을 결합한 ‘퓨전 기술’이다. 자동차에 장착된 컴퓨터와 이동통신 장비가 차량 원격진단, 도난차량 위치 추적, 소모 부품 교환 시기 통보, 음성으로 전화 걸기, 위험지역 경고 등을 ‘알아서’ 해준다. 자체 고장 진단은 물론 주인공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가까운 병원이나 경찰서에 연락까지 한다니 예전 TV 외화에서나 보았던 자동차 ‘키트’쯤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무렵부터 보급되기 시작했으나 ‘위성항법장치’(GPS) 외에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은 대중화가 더딘 상태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000여 억원 규모였던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규모를 2007년까지 3조2,000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예산 1,94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는 7조3,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ET_IMAGE]12,original,right[/SET_IMAGE][B]디지털 TV - LG전자 D-TV 연구팀[/B]
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9일 논란을 빚어온 디지털TV 전송 방식을 ‘미국식’으로 결정했다. 그로부터 10여 일이 지난 같은 달 20일 미국 디지털TV방식위원회(ATSC)는 LG전자의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가 개발한 디지털TV 전송 기술(EVSB)을 미국식 전송 방식의 표준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전송 방식은 우리가 미국식을 채택했지만 전송 기술은 미국이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한 거죠.”
LG전자 디지털TV연구소의 곽국연(48) 그룹장의 말에서는 ‘앞서가는 자’의 여유로움이 배어난다.
EVSB방식은 5세대 디지털TV 수신 칩으로 불리는 VSB 방식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한 것. 기존 방식에 비해 전파의 수신 강도가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환경에서도 고화질 TV를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ATSC가 LG의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미국에서 사용하는 디지털TV 전송 기술은 VSB와 함께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기존 VSB 전송 기술 역시 제니스가 개발한 것이다. 결국 디지털 화면을 수신하는 미국내 모든 TV 수상기는 대당 얼마씩의 로열티를 한국에 지급하게 된 셈이다. 미국은 2006년까지 모든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곽국연 그룹장은 EVSB 기술 개발을 최인환(31) 선임연구원과 강경원(30) 선임연구원, 단 2명과 함께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뤄냈다.
“2000년 말에 ATSC로부터 기술개발 제안을 받고 팀을 꾸렸는데 이듬해 5월 가진 실험에서 첫 성공을 했습니다.”
곽 그룹장은 2001년 가을 필립스·브로드컴 등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와 함께 기술 구현에 도전해 이미 지난해 5월 ATSC로부터 기술표준을 낙점받았다. 언론에 보도된 시점보다 1년여 전에 이미 ‘내정 상태’였던 것이다. 세계 기업과 겨루는 첨단 기술 전쟁이다 보니 보안 유지에도 각별하다. 최인환 선임연구원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필립스·브로드컴 등 경쟁사와의 신경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부는 EVSB 기술이 활성화될 경우 연간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TV 시장 전체로 보면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전 세계 시장의 15~20% 수준. 디지털TV가 반도체·휴대전화에 이어 수출 효자품목 3위에 오른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디지털 TV의 메카로 불리는 LG전자 구미공장 정문에 걸려 있는 현수막 글귀다. 30%란 LG가 목표로 하는 세계시장 점유율이다. 하지만 이미 한국 디지털 TV 기술은 세계 상위 5% 안에 들어 있다.
[SET_IMAGE]13,original,left[/SET_IMAGE][B]차세대 전지 - 전자부품연구원[/B]
현재 개발된 리튬이온 및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가 휴대전화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10%에 이른다. 값싸고 성능이 뛰어난 전지만 제대로 개발해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제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셈이다. 더욱이 휴대용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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