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세계 최초로 양 전용 바이오캡슐 개발에 성공한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유라이크코리아요즘 소를 키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편해졌다. 설비만 갖추면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사료를 주고,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많은 소를 기르는 대형 농장은 과거 사람의 노동력으로 해결하던 분뇨 치우기와 볏짚 나르는 일 등도 대형 농기계가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소를 ‘관찰’하는 일은 여전히 농부의 몫이다. 발정이 왔는지, 수정이 됐는지, 언제 출산하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관찰해야 한다.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손해가 크다. 소가 폐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 같은 시세라면 한우 한 마리만 폐사해도 많게는 1000만 원 넘게 손해를 본다. 이런 이유로 축산 농가 중에는 소를 키우기 시작한 이후 부부가 같이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축산 농가의 이런 고민을 해결한 회사가 있다. 주인공은 토종 기업 유라이크코리아다. 이 회사는 소의 활동량·체온 등을 분석해 알려주는 바이오캡슐 ‘라이브케어(LiveCare)’를 개발해 축산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소의 입을 통해 지름 3㎝, 길이 15㎝쯤 되는 바이오센서를 첫 번째 위에 넣어 소의 상태를 원할 때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가축 상태에 따라 체온과 운동량 변화가 다르다는 점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라이크코리아 직원들이 몽골의 에덴 소움 지역 양목장에 라이브케어 시스템을 설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유라이크코리아가축 전용 건강관리 통합 솔루션
세계 축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라이브케어는 일종의 가축 전용 헬스케어(건강관리) 통합 솔루션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집약된 바이오캡슐을 양이나 소가 삼키도록 한 다음 가축의 체온과 활동량 등을 측정해 개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 분석 기술로 질병·발정·분만을 진단·관리하는 방식이다. 기본 콘셉트는 가축의 위에서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DB) 서버로 전송한다. 시스템은 수집된 가축의 개별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발정·임신 등을 진단하고, 농부에게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통보해준다.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김희진 대표는 “라이브케어를 활용하면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고, 발정 시기와 출산 시기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케어 솔루션을 이용해 예측할 수 있는 가축 질병은 구제역·패혈증·케토시스·유방염·유행열·일본뇌염·폐렴 등 40여 종이다.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 예측 정확도는 98%에 이른다. 유라이크는 라이브케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가축 질병 관련 대량 자료(빅데이터)를 5억 건 이상 확보했다. 대량 자료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세대 통신(5G)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5억 건이 넘는 가축 질병 생체 대량 자료를 보유한 회사는 유라이크코리아가 유일하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를 활용하면 앞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연계 사업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IoT 기술 발달과 관리 효율성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라이브케어 같은 가축 질병 모니터링 시장 규모는 2021년까지 연평균 17.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 링커에 따르면 세계 가축 모니터링 및 관리 시장은 2021년 48억 4000만 달러(약 5조 414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희진 대표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송아지용 바이오캡슐을 들어보이고 있다.│유라이크코리아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뱅크 손잡고 해외진출
유라이크코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MS로부터 국내 신생 기업 중 유일하게 ‘아그리테크(Agritech) 혁신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MS의 IoT 기술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이 IoT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이자 세계적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와도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와 라이브케어 서비스의 호주 총판 계약을 했고, 앞으로 양사는 호주 와규(일본의 육용종 소)와 젖소 시장에 특화된 축우 헬스케어 서비스에 관한 공동 연구개발(R&D)과 호주 사업 진출 본격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특히 호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3년간 약 50만 두에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라이크코리아는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부터 호주 퀸즐랜드주 와규 농장을 대상으로 개념 실증(PoC)을 시작했다. ‘질병 관리 방법 및 이를 수행하기 위한 장치’로 현지 특허도 취득했다. 호주는 약 2600만 두의 소를 키우는 세계 7위 수준의 축산 강국이자, 세계 3위 소고기 수출국이다. 청정 지역에서 방목과 곡물사육 기법으로 키우는 호주산 와규가 특히 유명하다. 결지방(마블링)이 많은 고급육이다. 호주 와규의 80~90%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소고기 시장에 수출된다.
유라이크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양의 질병 관리에 특화된 양 전용 바이오캡슐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를 위해 라이브케어를 통해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3년 이상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 김 대표는 “양 전용 IoT 헬스케어 기술이 전무한데 우리가 해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양 관리를 위한 경구투여용 바이오캡슐 및 이를 포함하는 질병 관리 시스템 특허를 전 세계에 출원 완료했고, 앞으로 바이오캡슐을 해외 양 관리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라이브케어를 이용하면 가축의 질병 관리는 물론, 항생제 남용도 최소화할 수 있어 축산 농가의 안전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축산물 이력제’까지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 소와 양뿐 아니라 돼지·말 등 다양한 가축을 대상으로 목장 운영 상담, 맞춤형 치료제 추천 등 모든 가축 생체 정보를 아우르는 국제적 축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지환_ <조선비즈> 농업 전문기자.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전자신문> 등에서 기자로 산업 분야를 담당했다. 최근 농업이 유전공학, 정보통신, 기계공학, 환경공학 등의 기술과 밀접하다는 점을 깨닫고 농업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