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이자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쥔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한국에 애니메이션 열풍을 일으켰던 ‘너의 이름은’의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도 볼만하다. 장례지도사라는 다소 생소한 일을 하는 저자가 지켜본 삶의 마지막 이야기도 눈길이 간다.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리는 ‘흑백의 판타지’
전시│헨 킴 : 미지에서의 여름
세상을 흑백으로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헨 킴(Henn Kim)의 첫 한국 전시회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70만 명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헨 킴의 이번 전시회 주제는 ‘헨 킴 : 미지에서의 여름’이다. 이번 전시는 하룻밤의 즐거운 꿈이 현실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밤·꿈·깊은 꿈·아침’이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현실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꿈꿔왔던 환상을 의미하는 흰색으로 이루어진 흑백의 공간 ‘밤’, 달빛과 별이 쏟아지는 밤바다로 연출된 장소에 누워 잠의 세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꿈’, 그리고 ‘깊은 꿈’을 통과하면 흰색의 공간 ‘아침’으로 이어진다.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작가의 상상력과 흑과 백의 단순한 조화가 블랙코미디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며 흥미를 더한다.
기간 10월 1일까지
장소 디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
문의 02-3785-0667

원작자의 실제 스케치를 볼 수 있다
전시│너의 이름은. 展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은 꿈속에서 뒤바뀌는 소녀와 소년의 사랑과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해 일본에서 1851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 1위에 올랐고, 일본 영화 중 전 세계 흥행 1위(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한국에서도 상영돼 366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고 한국에서 개봉된 일본 영화 중 관객 수 1위에 오를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너의 이름은’을 전시로 만난다. ‘너의 이름은.展’은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300여 점의 콘티와 스케치, 컬러 도감 등을 전시한다.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기 구상 단계에서부터 작품이 완성돼가는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기간 10월 15일까지
장소 모나코 스페이스
문의 02-6249-2902

혐오의 시대에 던지는 물음표
연극│미국 아버지
2014년 국내 초연된 미국 아버지. 2004년 무장단체에 의해 아들을 잃은 미국 반전활동가 마이클 버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국 창작극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소재를 다루는 솜씨와 시각이 폭넓고, 극을 끌고 가는 힘이 돋보인다”는 심사평과 함께 2013년 공연예술 창작산실에서 연극부문 대본 공모 최우수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은 테러와 신자본주의, 경제공황 등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슈를 관통하며 관객들에게 우리 사회 문제에 물음표를 던진다. 또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러한 증오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무대 장악력과 집중력이 돋보이는 배우 윤상화가 초연부터 줄곧 주인공 빌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기간 9월 25일까지
장소 명동예술극장
문의 1644-2003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며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책│걷기의 인문학
1980년대부터 인권운동, 기후변화 문제, 아메리카 원주민의 토지권 반환운동, 반전·반핵운동에 참여해온 미국의 대중적 지식인, 리베카 솔닛의 책이다. 솔닛은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돌아보는 방법을 걷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생각에서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 전체는 솔닛의 관점에서 ‘걷기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가 김연수는 리베카 솔닛이 말하는 걷기에 대해 ‘이 세계를 좀 더 높고 먼 곳으로 보내는 일’ 즉 진보(進步)로 평가했다. 한국 사회도 이제 정체를 넘어 진보하고 있다. 빠르게 가기보다 바르게 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 속도 위주로 살아온 우리에게 걷기와 생각하기, 걷기와 문화 사이 그 무언가에 대한 고민이 스쳐갈 때 손에 쥐어봄 직한 이야기다.
저자 리베카 솔닛(옮긴이 김정아·반비)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가 전하는 삶의 마지막 풍경
책│아름다운 배웅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재산 싸움을 하는 형제들, 아내가 죽었는데 화장실에서 큰 소리로 웃는 남편, 딸이 자고 있는 것 같으니 심폐소생술을 한 번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는 어린아이 등 저자는 자신의 눈에 비친 고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려 한다. 책 내용 곳곳에 살아 있는 동안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길 바라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누군가의 삶 마지막 순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 속에서 지금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볼 기회를 가져보게 한다.
저자 심은이(푸른향기)

제주도와 가을 감성을 만나다
영화│시인의 사랑
제주도를 배경으로 시인과 그 아내 그리고 낯선 소년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시인은 시를 쓸 만한 능력도, 그렇다고 가정을 꾸려나갈 힘도 없는 인물. 그런 시인의 곁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면서도 세상에서 그를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영화 속 시인은 팍팍한 현실에서도 진짜 시를 쓰는 일이 뭘까 매일 고민한다. 그리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 앞에 어느 날 파도처럼 소년이 나타난다. 이 영화는 시를 둘러싼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은 물론 지금껏 보지 못한 제주도의 숨은 풍경들을 곱게 담아낸다. 올해 5월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 이어 9월 제42회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개봉일 9월 14일

거장이 만든 우아한 스릴러
영화│매혹당한 사람들(The Beguiled)
소피아 코폴라 감독에게 칸이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가 한국 영화 팬들에게 선보인다. ‘매혹당한 사람들’이다. 토머스 P 컬리넌의 1966년 소설 <어 페인티드 데블(A Painted Devil)>이 원작이다. 이미 1971년 돈 시겔 감독이 코폴라에 앞서 이 소설을 영화화했다.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버지니아의 한 마을에 심각한 다리 부상으로 죽음 직전 상태에 놓인 북부 군인 ‘존’이 구조된다. 그가 7명의 여자들만 살고 있는 비밀스런 대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존과 여자들 사이의 얽히고설킨 감정과 이들의 관계가 긴장감 넘치게 그려진다. 니콜 키드먼부터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 콜린 파렐까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거장 소피아 코폴라가 함께 만든 우아한 스릴러극이다.
개봉일 9월 7일
조동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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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