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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상강좌]미래에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소설가 최인훈이 소설 <광장>을 집필할 당시, 그의 나이 스물넷이었습니다.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이 참고서 <수학의 정석>을 발간한 나이는 스물아홉이었죠. 홍 이사장이 말하기를, ‘젊었을 때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20대는 뭔가를 해낼 수 있는 나이입니다.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마세요.”

9월 22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6층 청년희망재단 본부 대강당. ‘미래의 나에게 도전하자’를 주제로 강단에 오른 주인공은 ‘옥션’ 신화를 쓴 이금룡 전 옥션 대표였다. 현재 코글로닷컴 대표를 맡고 있다. 1998년 4월 국내 최초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시작한 오픈마켓 옥션은 ‘즉시 구매’, ‘고정가 판매’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며 국내 대표 온라인 마켓으로 성장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옥션을 이끌었던 이 대표는 네이버의 탄생 비화를 서두로 말문을 열었다.

“검색포털 ‘네이버’는 삼성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고안한 아이템이었어요. 안타깝게도 이 아이템은 사업화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직원들은 회사를 나와 창업을 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발돋움했죠. 이 얘기를 통해 ‘도전하라’, ‘창의적으로 생각하라’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저는 청년들이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합니다. 고속도로가 옆에 있는데 샛길로만 가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사업은 씨앗… 회사는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워야
영업과 학습은 성공적인 사업가•직장인으로 이끌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거나 새롭게 개척하는 건 어렵다. 그것이 창업이 됐든, 벤처기업 입사가 됐든 ‘맨 땅에 헤딩’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가올 미래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고민하면 척박한 땅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는 1977년 5월 상업은행에 입사해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원을 졸업했어요. 유능한 직원만 발령받는다는 국제부에 배치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근무해보니까 회사생활이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종합상사로 이직했어요. 당시 그 회사에 수출부가 있었는데, 20년 넘게 근무했더니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더군요. 고민도 하지 않고 당시 벤처기업이던 옥션으로 옮겼습니다. 돌이켜보면 벤처기업에서 실력을 연마한 것이 지금까지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어요.”

사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과거보다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기회도, 시장도,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회사를 크게 차릴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현직 기업가로서 이 대표는 “사업은 처음부터 크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

▶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는 9월 22일 청년희망재단이 마련한 기업 CEO 특강에서 청년들이 미래의 자신에게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재단

 

“사업은 씨앗과 같습니다. 수박이 아무리 커도 그 안에 담긴 씨앗은 작아요. 그런데 그 씨앗에 잠재력이 있는 겁니다. 열매의 원천이 씨앗인 거죠. 사업은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우는 겁니다.” 이 대표는 예비사업가를 꿈꾼다면, 혹은 직장인으로서 역량을 키우고 싶다면 두 가지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고객을 만나는 일, 영업이다.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사업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대부분 고객을 만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업가는 자신의 물건을 파는 것이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바꿔 말하면, 고객의 이상을 실현하는 사람이 사업가입니다. 사람들이 물건을 좋아하는지, 만족하는지를 살펴보는 거죠.”

둘째 요소는 공부가 아닌 ‘학습’이다.

“제4차 산업혁명 핵심은 인공지능(AI)입니다. 풀어서 얘기하면 기계학습이죠.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학습’인데,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공부’입니다. 공부는 내가 해야 할 대상의 범위가 정해져 있지만, 스스로 부족한 걸 채우는 학습은 범위가 없어요. 부족한 걸 스스로 채워서 하는 것만큼 사업가와 직장인에게 좋은 자세는 없습니다.” 사업가 혹은 직장인으로서 경험해봐야 할 업무와 취해야 할 자세를 배웠다면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태도도 알아둬야 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사업가로서 최악의 태도는 고객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이런 태도를 버리려면 고객을 만나 그들의 욕망과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이는 사업가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직장인도 고객사나 다니는 회사(상사나 동료)의 요구사항을 알고 실현해야 ‘일 잘한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 회사는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 다시 말하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런 시간이 하나둘 쌓이면 직원의 실력도 차곡차곡 쌓인다. 여기서 잠깐. 회사가 주는 일을 묵묵하게 하면 어느 순간 실력이 저절로 쌓일까. 실력을 쌓는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옥션 경영을 맡고 있을 때 어느 날 누군가가 찾아와 ‘음반을 홍보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였습니다. 오픈마켓 기업과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손을 잡고 신인가수를 홍보한다는 발상은 매우 신선했어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하기 때문이에요. 일을 하는 데 있어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철학 갖고 싶다면 문학•역사•철학서 탐독해야
20대 때 ‘자신만의 헌법’ 만들면 삶의 지표 찾을 수 있어

철학, 20대에게 다소 어려운 주문이 아닐까. 더욱이 철학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20대 때부터 철학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세대는 목적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어요. 졸업하면 취업이 가능했거든요. 그런데 은퇴할 무렵, 상황이 달라지더군요.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때 가서 고민하면 늦으니 지금부터 내일이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자신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그의 말대로 이런 자세가 체화되면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자신이 가야 할 지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방법은 뭘까. 이 대표가 제안하는 방법은 ‘문•사•철’을 탐독하는 것이다.

“문학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커피브랜드 스타벅스는 브랜드명을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1등 항해사가 좋아하던 커피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브랜드에 이야기를 심기 위해 스토리텔링 기법을 차용한 거죠. 고전은 모티프를 담고 있어 기업이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을 지을 때 참고하기 좋아요. 만약 스타(Star)+벅스(Bucks)로 단순히 단어를 조합해 브랜드를 론칭했다면 어떤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흔히들 역사는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철학은 비판하기 위해 배운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철학을 통해 청년들이 질문하고(소크라테스), 의심하며(데카르트), 비판하고(칸트), 나만의 인생을 사는(니체)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인생에서 의사를 결정할 때 주체는 ‘나’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용일 뿐이죠. 내가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걸 안다면 미래의 나에게 도전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이금룡 코글로닷컴 대표의 기업론

“이해의 폭을 넓히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다”
→ 벤처기업은 대기업보다 조직이 유연해 신사업을 잘 찾는다.
“사업은 씨앗이다. 씨앗에 담긴 잠재력에 주목하라”
→ 사업은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우는 것이다.
“영업을 해봐야 일을 잘할 수 있다”
→ 고객을 만나는 것이 시장을 파악하는 지름길이다.
“브랜드명을 지을 땐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라”
→ 고전에서 브랜드명을 따오면 스토리가 절로 따라 온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물건이라면 팔지 말아야 한다”
→ 사업가는 고객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사람이다.

 

글· 김건희(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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