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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창엽의 생활정보] 한배에서 난 강아지, 달라도 너무 다른 이유

"우리 몽이와 별이는 왜 그렇게 성격이 다를까요? 한배에서 한날한시에 태어났는데요."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C 씨는 같은 암컷으로 생후 8개월 된 자신의 애완견들이 성격이 서로 판이한 게 선뜻 이해가 안 된다. 몽이는 소심한 반면 별이는 공격적이지만 사람들이나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린다.

한배에서 태어난 개나 고양이의 새끼를 사람의 다둥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 사람 쌍둥이 혹은 세쌍둥이가 외모는 물론 성격도 비슷한 점을 들어, 한날한시에 태어난 개 혹은 고양이 새끼들을 쌍둥이로 '오인'하는 것이다.

물론 개나 고양이도 사람과 같은 일란성 쌍둥이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한배로 태어나는 강아지나 고양이 새끼의 절대 다수는 사람으로 치면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존재들이다.

 

ㅇㅇ▶ 강아지는 한날한시에 태어나도 쌍둥이가 아니라 형제에 가깝다. 지난 9월 태어난 청와대의 진돗개 강아지 5형제.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학적으로 따지면 쌍둥이가 아닌 일반 형제지간이나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난자와 서로 다른 정자가 수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개나 고양이가 사람의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원리로 새끼를 잉태하는 것은 암컷이 짝짓기 때 보통 여러 개의 난자를 배란하기 때문이다.

동물학자나 수의사 등 전문가들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도 습성이나 성격이 사람만큼이나 제각각이라고 말한다. 사람 형제나 자매간 성격이 사뭇 다른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러니 한날한시에 같은 배에서 태어난 강아지나 고양이 새끼가 털의 무늬, 색깔, 얼굴 생김새며 하는 짓까지 다른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성별도 암수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또 극히 드물게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강아지가 있다 해도 겉모습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점박이 개라면 무늬가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 털 무늬나 점 등은 수정란이 분할돼 2개로 변한 이후 형성되기 때문에 태반 환경에서 강아지마다 고유의 모양이 형성된다. 물론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강아지나 고양이라면 털 무늬나 점의 차이는 한배에서 난 다른 형제들보다 크지 않을 확률이 높다.

남의 눈에는 아무리 똑같아 보이는 쌍둥이라도 엄마들은 그 차이를 알아보듯, 개들 역시 설령 일란성 쌍둥이라도 새끼들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으로 짐작된다. 체코생명과학대학 연구팀이 수년 전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셰퍼드는 사람 이란성 쌍둥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일란성 쌍둥이의 체액 냄새 차이까지도 실패 없이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 새끼가 설령 일란성 쌍둥이라도 이 또한 실패 없이 차이를 구분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방증이다.

사람이나 개, 고양이 등 대부분의 동물에서 일란성 쌍둥이 잉태는 드문 현상이다. 한데 일란성 쌍둥이만을 출산하는 동물도 있다. 포유동물 중에서는 아르마딜로가 대표적인 예로, 이 동물은 특이하게도 일란성 '사둥이' 출산이 기본이다. 수정란이 대부분 발생 단계 초기에 넷으로 나뉘어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 넷이 태어나는 것이다. 아르마딜로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개나 고양이 등 대다수 동물이 터울을 두고 하나씩 새끼를 낳기보다 한 번에 여럿을 낳는 것은 번식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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