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 또 가을이 오나 봐요. 마음이 이상해지네요." 50대 중반의 주부 C 씨는 수년 전부터 갱년기에 접어든 걸 체감하고 있다. 몸이 더 먼저 계절을 알아채는 것도 그가 느끼는 갱년기 증세 가운데 하나다. 낮 시간은 여전히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이지만, ‘눈물을 왈칵 쏟을 것 같은’ 마음의 변화는 불볕더위도 어찌하지 못한다. "젊을 때는 잘 우는 편이 아니었어요. 한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눈물도 잦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눈물이 얼마나 펑펑 쏟아지는지 주체하기 힘들 때도 적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 가운데도 갱년기에 울컥하는 기분을 다스리기 힘들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름 폭서기와 겨울 혹한기보다는 봄가을에 일어나는 묘한 마음의 변화, 또 이와 더불어 자주 나는 눈물은 인체 호르몬 변동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는 계절의 변화에 적응해야 했던 인간의 진화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한데 주목할 만한 대목은 나이가 들면 눈물의 양이 많아지거나 눈물방울이 굵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눈물은 보통 찔끔찔끔 흘릴 수도 있지만, 과장하면 폭포수처럼 쏟아낼 수도 있다.
▶눈 안쪽에 자리한 눈물 호수는 평소 7~10마이크로리터를 담고 있지만 나이가 들고 눈 꺼풀이 처지면 눈물의 양이 많아져 그야말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질 수 있다. ⓒshutterstock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의 크기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눈 안쪽에 자리한 ‘눈물 호수(Lacrimal Lake)’다. 줄여서 ‘누호’라고도 부르는 이 눈물 호수는, 호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웅덩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성인을 기준으로 한다면 눈물 호수에 담길 수 있는 눈물의 용량은 평상시 7~10마이크로리터(100만분의 1리터) 정도다. 이는 기껏해야 500ml짜리 생수 한 병의 5만분의 1 부피다.
하지만 눈물 호수는 신축성이 있어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 직전에는 그 부피가 25~30마이크로리터의 눈물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늘어나기도 한다. 눈물이 고이면서 평소보다 3배가량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눈꺼풀이 처지면서 눈물 호수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북받쳐 오르는 심사로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더 많은 양의 눈물이 눈물 호수에 차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면 이처럼 눈물 호수에 담을 수 있는 눈물의 양이 많아지니,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등의 이유로 참을 만큼 참았다가 터뜨리면 속된 말로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눈물 호수는 그 미세한 웅덩이 구조를 평소에는 대부분 숨기고 있어 일부만 노출돼 있지만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눈꼬리의 정반대, 즉 코 쪽으로 향하는 눈 부위 가운데 빨간 기운이 도는 부분이 바로 눈물 호수가 위치한 곳이다.
눈물 호수는 눈물을 과도하게 흘려 눈이 퉁퉁 부으면 유난히 그 색깔이 돋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통 때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 색깔이 특별히 눈에 띄거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에서 유행하는 속칭 ‘앞트임’ 성형수술이 지나치게 이뤄지면 빨간색 눈물 호수 부분이 더 많이 노출돼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다.
눈을 가리켜 ‘마음의 호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평소 마음 상태가 눈을 통해 비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눈물 호수야말로 눈의 호수 이미지를 생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숨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글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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