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자연의 최고 화학자로서 다양한 화학물질로 향을 만들어 저장하고 살포한다. 특정 동물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 보금자리 재료를 제공하는 한편 자신의 향기를 맡으면서 짝짓기를 하고 휴식과 수면을 취하게 만들어준다.’ 주인공은 바로 꽃이다.
우리는 해마다 꽃이 피면 봄꽃 축제를 벌이고 생일이나 기념일이면 꽃다발로 사랑을 확인한다. 자신도 모르게 꽃의 아름다움에 빠지고 꽃향기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꽃에 빠져드는 것일까. 도대체 꽃은 어떤 시간을 거쳐 우리에게 왔을까.
“꽃은 지구에서 1억2500만~1억3500만 년 동안 존재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수백만 년마다 크기, 모양, 색깔, 향, 식용 가능성, 번식 행태 등이 다양해졌고, 그에 따라 새로운 종이 나타나고 과거의 종이 사라졌다. 오늘날 꽃을 찾는 곤충들의 조상과의 상호작용 또한 바뀌었고, 그에 따라 꽃은 더욱 세련돼졌으며 곤충들에게도 변화를 초래했다.”
저자는 수분(꽃가루받이)연구가이자 곤충학자다. 오랫동안 꽃의 생식과 기원은 물론 야생 꽃들의 재배, 식품과 향수로서의 꽃의 역할 등을 연구해왔다. 또한 꽃이 인류의 문화사에 어떤 영감을 주었고 어떻게 활용됐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꽃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향기를 뿜는 것은 알다시피 곤충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식물은 수분 매개동물을 통해 더 많은 씨를 번식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렸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후손을 남기기 위해 벌이는 위대한 일을 꽃들이 훌륭하게 수행한 셈이다.
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꽃을 이용해왔다. 처음에는 꽃의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즐겼지만, 화훼 재배가 점차 발전하면서 음식에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향신료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꿀샘을 품고 있는 꽃은 인류 최초의 천연감미료 역할을 했다.
현대의 요리사들은 꽃을 활용해 장식과 맛을 더하며 ‘음식의 미학’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식용 가능한 꽃은 수십에서 수백 가지에 이르고 있다. 저자는 “금잔화, 원추리, 박하, 팬지, 장미, 샐비어 등이 최근 들어 식용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라고 말한다.
꽃의 향기는 향수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로마의 상류층은 향수 뿌린 토가를 입고 바닥에 향수를 뿌린 신발을 신었다. 연회 때는 하인이나 노예들이 복도 위층에서 향기 나는 장미 꽃잎을 참석자들에게 뿌리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향수를 만들고 판별하는 조향사가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의 손을 거쳐 유럽과 미국에서는 해마다 100가지가 넘는 새로운 향수를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 때문에 천연물질이 아닌 90% 이상 합성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예술 분야에서도 꽃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미술에서 꽃은 르네상스를 맞는다. 유럽에서는 종교개혁 이후 기업가 같은 화가들이 나타나 온갖 종류의 꽃을 연구하고 그리기 시작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꽃은 화폭의 예술로 만개했다.
최근에는 꽃향기를 이용한 몸과 마음 치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 꽃의 휘발성 물질을 호흡하면 혈압을 낮추고 교감신경의 활동이 줄어든다고 한다. 장미 향기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신경안정제’인 셈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사랑한 꽃은 매력적인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책을 넘길수록 꽃과 인간의 역사가 결코 간단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꽃을 읽다
스티븐 부크먼 지음 | 박인용 옮김 | 반니 | 428쪽 | 1만8000원
글 · 윤융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6.27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