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상식적인 사람이 사회를 유지하고, 몰상식한 사람이 사회를 망가뜨린다. 그러나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비상식적인 사람이다.”
학창 시절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이다. 지나놓고 보면 맞다. 정해진 규칙이나 익숙한 관행을 따르는 이들은 조용히 제 몫을 하면서 순탄한 사회생활을 했다. 일탈을 일삼던 이들은 조직의 분위기나 능률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대부분 도태되곤 했다. 하지만 일을 만들며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이들은 이른바 ‘튀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비상식적’이라 함은 ‘탈상식적’이라는 뜻일 테고 이는 창조, 독창이라는 말과 이어진다. 사실 대부분 ‘창조’와 ‘독창’을 꿈꾼다. 한데 쉽지 않다. 정작 어떤 것이 창조인지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설사 그 의미를 안다 해도 어디서 어떻게 익힐 수 있는지 캄캄하다. 미국의 이름난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조직심리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창조성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될 듯하다.
지은이는 ‘눈먼 열정 피하기’, ‘집단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등 창의적 사고를 찾고 키우는 여덟 가지 비법을 찬찬히 풀이하는데 꽤 설득력 있다. 그에 따르면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순응하는 길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 순응이란 앞선 무리를 따라 이미 잘 닦인 길을 가는 것이고,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은 인적이 드문 길을 택해 시류를 거스르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나 가치를 추구해 결국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사릭 효과’에 관한 사례가 나온다. 루퍼스 그리스컴이라는 온라인 잡지 발행인이 자기 사업체를 디즈니사에 팔 때 설명회에서 ‘~를 인수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단점을 내세워 매각에 성공했다. 이럴 경우 보통은 장점을 내세우고 단점을 감추지만 이는 듣는 이가 호의적일 때 효과가 있단다. 변화를 위한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당장은 회의적인 자세를 취할 개연성이 높다. 그런데 약점을 앞세우면 듣는 사람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문제 해결에 주의가 쏠려 오히려 새로운 제안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레슬리 사릭이란 심리학자가 착안했기에 ‘사릭 효과’라고 한단다.
이런 유용한 팁이 수두룩하니 이쯤 들으면 기업가나 직장인을 위한 책으로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기업을 빼고 현대사회를 이야기할 수 없는 만큼 모두를 위한 교훈이나 일깨움이 적지 않아서다.
‘체제 정당화 이론’이 그 좋은 예다. 이는 사람들이 현상 유지를 합법적인 것으로 합리화하도록 스스로 동기 부여한다는 이론이다. 세상에 불만을 품어봤자 소용없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행태로 일종의 ‘감정적 진통제’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선거에서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되면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표가 쏠리는 것이 그렇다. 물론 이는 독창성 함양이나 발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릴 적 천재 소리를 듣던 신동들이 어른이 되어 세상을 바꾸는 일이 드문 것도 이로써 설명이 된다. 평생 부모나 선생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려 애쓰는 신동들은 어른이 되어 자기 전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자기 조직의 지도자가 될 수는 있지만 ‘아주 극소수만이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는’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현상에 의문 갖기’를 독창성의 씨앗으로 꼽는 이 책은 주로 기업 경영에서 사례를 취했지만 부모나 교육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꼭 읽어두어야 할 책이다. 이견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지음 |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 464쪽 | 1만6000원
글· 김성희 (북칼럼니스트)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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