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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로공감] 명사들의 진솔한 남다른 자녀교육법

모든 부모는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한데 문제는 ‘잘’이고 ‘최선’이다. 자식이 이름나고 대우 좋은 직장에 취직하거나 의사, 판사 등 ‘사’자 붙은 직업을 갖는 것만이 ‘잘’되는 것은 아니다. 또 위장전입과 이중국적을 무릅써가며 명문학교에 매달리거나 막대한 부를 물려주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모든 부모가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설사 그렇게 한다 해도 모든 자식이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세상이 변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은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면 모든 부모들이 솔깃할 터다. 이 책은 그 같은 무형(無形)의 귀중한 유산을 쌓고 전하는 산 경험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사실 자녀교육법에 관한 책은 적지 않게 나왔고 그중에는 베스트셀러도 여럿이다. 한데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색다르다. 우선 ‘명문가~’ 하는 식으로 한 집안의 얘기, 묵은 일화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았다. 구룡포 농부, 아이돌 그룹 멤버의 부친, 만화가 등 우리 시대 명사 25인의 목소리를 담았다. 기존의 자녀교육법 책은 거의 모두 성공한 자식을 둔 부모가 ‘나는 이렇게 키웠다’는 이야기를 축으로 삼았다. 이 책은 다르다. 물론 남다른 성취를 이룬 자식들도 나오지만 이른바 세속 기준으로 성공한 자식을 둔 부모들의 자랑은 뒷전이다.

예를 들면 강지원 변호사와 김영란 전 대법관 부부는 자식들의 이름이나 소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부모의 지위나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기를 바란다”는 이유에서다. 부모는 가끔씩 곁가지만 쳐주는 정원사 역할만 해야 한다고 믿는 부부는 두 딸에게 한 번도 ‘공부해라’, ‘서울대 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단다. 그 결과 대안학교를 다닌 두 딸은 지금 예술가로, 철학도로 활약 중이라고 했다.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도 비슷하다. 두 아들을 호되게 나무란 적이 없어 ‘진짜 아빠 맞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는 그의 비법은 솔선수범. 매년 100권의 책을 읽고 1권의 책을 쓰는가 하면, 4년 만에 사하라사막 등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송 관장. 아버지의 끊임없는 도전을 보며 자란 두 아들은 “공부하기 싫은 날, 매사에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게으름을 피우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게 되었다”고 했다.

책에는 다양한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세계적인 공학자 데니스 홍에게는 산 지 이틀밖에 안 된 컬러TV를 고장 낸 어린 아들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천연색 방송의 원리를 알려준 아버지가 있었다. 가수 보아에게는 밤낮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어린 딸을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 노래방 기계를 사준 어머니가 있었고.

“농장을 남겨줄 수 있는 벼슬은 하지 않았지만 삶을 넉넉히 하고 가난을 구제할 수 있는 두 글자를 주니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 한 글자는 부지런할 ‘근(勤)’이요, 한 글자는 검소할 ‘검(儉)’이니 비옥한 전답보다 나은 것으로 일생 동안 써도 다하지 않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성공도 좋지만 자식의 행복을 바란다면 ‘간판’이나 재산보다 값지면서도 없어지지 않는 그 무엇을 물려주는 것이 백 번 나을 것이다. 이 책은 그 나침반이 될 만하다.

 

 최고의 유산

최고의 유산
중앙일보 강남통신 팀 지음 | 토트 | 352쪽 | 1만4800원

 

글 · 김성희 (북칼럼니스트)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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