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캬~, 역시 이 맛이야." 평소 삼겹살 등 고기를 즐겨 먹는 김 모 씨는 육류 식사를 한 뒤에는 어김없이 탄산음료를 찾는다. 그가 탄산음료를 마시는 건 무엇보다 '속까지 개운한 느낌' 때문이다. 김 씨는 탄산음료가 몸에 그다지 이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탄산음료에는 인공 첨가물 같은 게 적잖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해서이다. 그래서 고기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천연 오렌지 주스를 즐겨 마신다.

▷음료수의 인공 색소는 해로운 것이 많지만인공 향미 첨가물은 이론상 천연 향미물보다더 좋을 수도 있다. 사진은 음료수가 전시된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 매장.
그러나 가공식품이 즐비한 시장에서 천연 재료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탄산음료나 스포츠 음료 가운데는 인공 향미를 가미한 것들이 눈에 띈다. 향미 첨가물들은 탄산음료의 향과 맛을 좌우한다. 각종 탄산음료의 주원료가 비슷할지라도 맛과 향이 사뭇 다른 건 십중팔구 향미 첨가물 탓이다.
향미 물질은 인공과 천연,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인공이라면 천연보다 무조건 질이 떨어지거나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인공 향미가 천연 향미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오렌지 맛과 향, 즉 오렌지 향미는 '리모넨(d-Limonene)'이라는 화학 성분에서 비롯된다. 오렌지 열매에는 리모넨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그렇다면 오렌지 맛 탄산음료는 어떨까? 여기에도 역시 리모넨 성분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오렌지 열매에 들어 있는 리모넨과 인공적으로 합성한 리모넨은 서로 다른 물질일까? 화학적으론 100% 동일하다. 리모넨이 아니면서 정확히 오렌지와 같은 향미를 낼 수 있는 성분은 지구상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데 인공 리모넨이 이론적으로 천연 리모넨보다 좋을 수 있다는 근거는 뭘까? 인공적으로 리모넨을 만들 때 순수하게 정제한다고 가정하면 인공 리모넨에는 오로지 리모넨 성분만 존재한다. 그러나 오렌지를 으깨 리모넨을 추출하다 보면 리모넨 외에 다른 성분도 극미량이나마 섞여 들어갈 확률이 높다. 그런데 열매나 채소 등 식용 식물에는 우리 몸에 이롭지 않은 성분이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다. 천연 향미에는 이런 성분이 극소량이나마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익히거나 데쳐 먹는 것을 권장하는 채소류나 열매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인공 향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어디서 유래한 걸까? 적잖은 사람들이 인공 향미가 인공 색소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인공 색소는 음식이나 옷의 염료 등으로 사용된다. 한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몸에 해롭다. 심지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색소는 사람 눈에 똑같은 색으로 보여도 화학 성분은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블루베리 열매 속의 파란색과 물감의 파란색은 완전히 다른 색소 물질이다. 요컨대, 화학적으로 전혀 다른 물질이 똑같은 색을 내는 예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향미는 색소와 달리 정확히 똑같은 향과 맛을 내려면 근본 성분 자체가 화학적으로 동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공 향미든 천연 향미든 학술 용어로 표현하면 똑같은 화학식을 가져야 똑같은 향미를 낸다. 닮은 듯하지만, 향미는 색소는 작동 원리가 전혀 다른 물질인 것이다.
글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4.20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