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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김창엽의 생활정보] 차갑지만 뜨거운 티베트 고원의 무게

티베트 고원 일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 가운데 하나로 남극과 북극에 이어 ‘제3극’으로 불
리기도 한다. 실제로 티베트 고원 남쪽의 히말라야 산맥 최정상 부근 겨울철 온도는 영하 60도 안팎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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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원 남쪽의 히말라야 설산.

영구 동토층으로 덮인 티베트 고원은 겉으로만 보면 동토(凍土)의 땅인 게 맞다. 그러나 한 꺼풀 벗
겨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티베트 일대의 땅속은 겉과는 달리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각이 자리잡고 있다. 엄청난 땅덩어리(지각판) 2개가 서로 부딪쳐 마찰을 일으키는 바람에 불안정한 에너지가 충만해 있는 것이다.


티베트 고원은 대략 동서로 2500km, 남북으로 1000km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다. 한반도의 10배,
호주대륙의 약 3분의 1 크기이다. 위도상으로는 대략 북위 28~33도로 한반도보다 남쪽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티베트 고원은 평균 해발고도가 5000m가량으로 백두산보다 거의 2배나 높다. 한반도보다 적도에 가까운데도 ‘극단적으로’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는 건 이 때문이다. 극한 환경으로 유명한 티베트 고원은 최근의 네팔 지진 참사를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지진 발생의 근본 원인은 북쪽으로 치고 올라오는 ‘인도-호주 지각판’과 북쪽에 떡 버티고 서 있는 ‘유라시아 지각판’의 충돌이다. 지중해 인근과 남북미 등 세계적으로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은 거의 예외 없이 지각판들이 맞부딪치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네팔 지진에는 여타 대형 지진들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 바로 티베트 고원의 땅덩어
리 무게가 엄청난 탓에 지진이 한층 더 격심했다는 사실이다.

티베트 고원을 이루는 땅덩어리는 해발 0m 이상인 부분만 엉성하게 계산해도 톤수로 치면 2에다 0
을 16개나 붙여야 하는 숫자만큼의 천문학적인 중량을 갖고 있다. 상상조차 쉽지 않은 무게의 땅덩어리가 가진 중력 때문에 지각판이 충돌할 때 파괴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티베트 고원 일대에서 대형 지진은 특히 남쪽과 동쪽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남쪽과 동쪽은 판이
충돌하는 경계 지역인 동시에 티베트 고원이 낮은 분지와 접하는 곳이다.

티베트 고원의 면모는 ‘지상’에서만 독특한 게 아니다. 하늘을 향해 불쑥 솟아오른 형상의 티베트 고
원은 지구 ‘상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최근 학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티베트 고원이 너무 높아서 지구촌의 기상을 좌우하는 제트기류의 교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카오스 이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그 펄럭임이 뉴욕에서 폭풍
으로 변할 수도 있다. 한반도와 같은 편서풍대에 위치한 티베트 상공의 제트기류에 교란이 일어나면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티베트 고원은 겉모습과 달리 다채로운 면모를 가진,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은 땅인 것이다.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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