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내가 조아하는 곤논은 치아노~짜우쓰, 치아노~짜우쓰.” 충남 공주에 사는 노부부가 강원도 춘천 에 사는 막내아들이 보내준 동영상을 본다. 동영상에는 올해 네 살인 손녀가 율동을 하며 ‘치아노짜우쓰’ 노래를 부른다.
“아이구~ 우리 이쁜 윤지, 근데 윤지가 뭐라고 하는 거냐?” 할머니가 같이 동영상을 보 는 큰아들에게 묻는다. “어머니, 윤지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공룡은 티라노사우르스’라고 하는 거예요.” 큰아들이 동영상을 다시 보여주며 노랫말을 해설해준다.
“아, 그래? 그런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도 저렇게 부르니까 더 예쁘다. 안 그러우?” 할머니가 같이 동영상을 본 할아버지에게 동의를 구하자, “그 래, 늙어서 그런지 아기들 말은 다 예뻐”라고 할아버지가 맞장구친다.

유아들은 생김새만 사랑스러운 게 아니라 말하는 모습이며 말소리 자체가 귀엽게 들린다. 어린아이 들의 예쁜 말소리며 말투는 발성기관과 언어 능력이 충분히 발달되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유 아들의 귀여운 말투는 어른들, 그 가운데서도 부모, 특히 엄마의 역할도 상당한 몫을 한다.
모든 엄마들은 젖먹이 혹은 유아와 ‘대화’를 나눌 때 독특한 억양의 말투를 사용한다. 그 말투는 음높 이가 대체로 높고, 또 음높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사하는 경향이 있다. 단어를 명확하게 발음하고, 축약 하거나 짧은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아기를 가진 엄마들의 언어 중추가 미혼 여성이나 나이 든 여성과는 달리 활성화된 것은 아이와 소통 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렇다면 남성, 특히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은 어떨까? 아빠들은 일반적으로 엄마들에 비해 젖먹이나 유아와의 소통에 애를 먹는다. 아이들이 잘 알아듣도록 말 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아이들이 하는 말도 엄마보다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럼, 아빠들은 왜 엄마에 비해 아기들과 대화하는 능력이 ‘일견’ 떨어지는 걸까? 진화의 특성을 고려 한다면 아빠도 엄마와 같은 방향으로 진화가 이뤄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와 관련해 아빠들이 엄마들과 달리 자신들만의 ‘베이비 토크’ 스타일을 유지하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 라는 주장이 최근 대두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아빠들이 대체로 음높이가 높지 않은 등 엄마에 비해 어른 식의 말투로 유아 들과 대화하는 건, 궁극적으로 유아들의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유아들이 커서 학교에 가고, 사회에 진출하면 쓰게 될 말투를 훈련시키는 역할을 아빠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빠도 어린 자녀의 언어 능력 발달에 나름의 공헌은 하고 있지만, 엄마의 말투가 더 사랑을 품은 듯 들리는 것은 물론이다. 20, 30대 연인 혹은 부부들이 서로에게 닭살 돋는 듯한, 예를 들자면 “자기, 밥 먹 었쩌~” 하는 등의 말투를 구사할 때가 있는데, 이는 본능적으로 유아식 말투와 표현에 애정이 듬뿍 담겼 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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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