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1960~70년대에는 정부 각 기관에서 새해 축하광고를 매체에 많이 게재했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지금도 쓰이고 있는 이 말은 비록 상투적인 표현이기는 해도 정부기관에서 국민에게 희망의 의지를 담아 새해 인사를 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표현이었으리라. 새해 축하광고 두 편을 살펴보자.

충주비료주식회사의 광고 ‘새해 인사’ 편(경향신문 1967년 1월 1일)을 보자. 광고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새해의 선물”이라는 말풍선을 그려 넣고 요소(尿素) 비료 포대를 들어 보이는 일러스트레이션이다. 들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까지 자세히 묘사했으며, 저 멀리 밭두렁에는 땅바닥을 쳐다보는 농부 세 명이 있다. 한겨울에도 비료를 먹고 쑥쑥 자라나는 보리 싹을 형상화하려 했으리라.
당시 정부기관 광고에서는 흔히 기관장의 이름을 밝혔는데 이 광고에서도 충주비료 사장의 이름으로 새해 맞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당사 제품을 애용하여주시는 여러분의 가정에 풍년을 맞이하는 복 받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요소 비료나 공업용 요소 같은 제품 품목도 나열하고 있다. “풍년을 자랑하는 풍년표 화학비료”(매일경제 1968년 3월 1일)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당시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비료 브랜드의 이름은 풍년표였다. 요즘 널려 있는 영어 투의 브랜드 이름과 비교하면 촌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풍년을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손색이 없다.
충주비료공장은 비료 자급능력 향상과 외화 절약을 목적으로 1961년에 준공됐다. 충주비료, 괴산발전소, 문경시멘트공장은 당시 산업시찰 코스로 지정돼 매일 수백 명의 관광객이 찾아가던 대표 산업체였다. 충주비료공장은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첫 번째 화학비료 공장으로서 1960년대 우리나라 산업과 농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상징적인 존재였다.
다음으로, 여러 정부기관의 공동광고 ‘새해 인사’ 편(경향신문 1971년 1월 5일)을 보자. 국세청, 한국수자원개발공사, 대한중석광업, 평화건업, 충주비료, 원호처, 국립보건연구원, 대한증권업협회에서 공동으로 낸 광고였다. “안정과 번영을 향해 더욱 힘껏 노력합시다”라는 헤드라인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기관의 의지를 담았다. 국토 개발공사 현장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카피 부분을 하얗게 강제로 분할했기에 무척 어색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정부기관에서 새해 축하광고를 하는 경우가 퍽 드물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그렇겠지만, 새해 축하광고는 내부 구성원들의 마음을 오롯이 한곳으로 모으고 기관의 비전이나 의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을미년 새해에는 ‘국가 혁신과 경제 재도약의 성과를 체험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는 정부의 의지가 열매 맺기를 기원한다. 평화와 인내를 상징하는 양의 해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렸으면 싶다.
글·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전 한국PR학회 회장) 20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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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