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여성 상징인 유니코드 기호 '♀'와 남성을 뜻하는 기호 '♂'는 서양의 점성술에서 유래했다. ♀과 ♂는 원래 금성(비너스)과 화성(마스)을 뜻했는데, 이 중 사람들에게 더 친숙한 존재는 '샛별' 금성이었다. 새벽 동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샛별은 설화나 구전의 소재로도 종종 등장한다. 그러나 과학의 영향이 커진 현대에는 화성이 더 주목받는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관심을 끄는 것. 최근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소금물이 흐른다고 밝히면서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9월 28일 공개한 화성의 소금물 개천 흔적. 검은색으로 칠해진 경사면이 염분을 머금은 물이 흐르는 것으로 확인된 지역이다.
화성은 한동안 가장 각광받는 천체가 될 게 분명하다. NASA가 오는 2030년께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천명한 까닭이다. 미국 외에 유럽연합,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이 화성을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린 바 있어 화성 탐험은 치열한 경쟁 양상까지 띠고 있다.
화성은 그간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그대'와 같은 존재였다. 우주선으로 사흘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달과는 달리 화성까지 가는 데는 현재 기술로 100여 일이 걸린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울 때 거리는 약 5600만㎞이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 평균 거리 38만여㎞의 150배가량이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멀 때는 4억㎞ 남짓으로 이는 빛이 도달하는 데도 20여 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멀다는 점을 제외하면 화성만큼 지구인들에게 '애틋한' 천체도 찾기 힘들다.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와 같은 행성인 탓이다. 화성이 애틋한 이유를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과거 생명을 품었을 확률이 매우 높은 '이웃'이란 점이다.
지구와 화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면서 같이 '탄생'했다. 생성 초기 화성은 지구와 여러 면에서 흡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는 물론 물도 한때는 풍부해 생명체를 부양할 만한 조건을 갖추었을 것이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속할 수 있었던 기간은 최소 수백만 년 정도였다. 이후 산소가 희박해지고 물이 점차 고갈되는 등 생명이 존속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말았다. 과학자들은 화성이 불모의 땅으로 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태양에서 멀어 햇볕이 지구만큼 강하지 않은 것도 이유이다.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약 1.5배 멀다. 하지만 태양에서 멀다는 게 생명체 부존재를 설명하는 충분한 이유는 못 된다. 화성이 지구만큼 컸다면 대기가 희박해지고 물이 급속도로 증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화성은 반지름이 3389㎞가량으로 지구의 절반을 조금 넘고, 부피는 15%에 불과한 등 지구보다 몸집이 작다.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 남짓이다. 중력이 작으니 대기와 물을 붙들어두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화성은 자전축이 지구와 큰 차이가 없는 25°가량 기울어져 계절이 있고, 기온은 생명체에 적당한 35℃ 정도까지 상승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탄생 당시 화성의 크기가 지구와 엇비슷했다면 생명체가 번성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된 유일한 행성이라는 점에서 지구는 외로운 천체다. 그러나 만약 화성에 생명체가 존속했다면 화성은 물론 지구인들의 운명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글 · 김창엽(자유기고가)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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