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보통신 강국. 불과 50여 년 만에 이록한 놀라운 성과다. 정보란 어떤 자료나 소식을 통하여 얻는 지식이나 상태의 총량이며, 통신은 우편·전신·전화를 이용해 정보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정보와 통신이라는 용어는 처음에 각각 별개의 개념으로 사용돼왔다. 그러다 사회·경제 활동이 신속화·복잡화·광역화됨으로써 두 개념의 통합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정보통신’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그 두 가지에 기술을 더해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시대가 됐다. 불과 한두 세대를 거치며 이렇게 달라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

체신부(우정사업본부,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개편)는 신문의 맨 뒷면에 ‘PR 페이지’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형 전면 광고를 냈다. ‘체신의 해’ 편(경향신문 1969년 4월 11일)에서는 “빠르고 바른 체신의 해”라는 헤드라인 아래 다가올 정보통신 환경의 청사진을 생생한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
장관 사진 밑에 “장관 통솔방침”을 “경영의 합리화, 친절 봉사, 기강 확립”이라며 3가지를 천명했다. 요소요소에 사진을 적절히 배치해 근거를 제시한 점도 광고의 정교함을 돋보이게 한다. 중앙에 배치한 “신축 공사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광화문우체국”의 사진, 오른쪽 하단에 “올해 안에 5만6천7백 회선의 전화가 늘어나는 데 따른 지하 케이블 공사가 한창이다”라며 보여준 지하 케이블 공사 현장 사진, 그 밑에 “통신의 ‘하이·웨이’인 ‘마이크로·웨이브’ 중계소가 경남 양산에 자리 잡고 있다”며 보여준 중계소 사진도 눈길을 끈다.
지면 왼쪽에는 “우편배달도 기동화, ‘스쿠터’는 전보 배달원의 발이 되고 있다”며 스쿠터 타고 가는 집배원의 사진을 배치했고, 그 아래에 “한·일 간의 새로운 통신시설인 울산스캐터통신중계소, 이 중계소를 통해 서울·동경 간의 새 통신 간선(幹線)이 이루어졌다”며 대형 접시 안테나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간선이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전신 전화선이며, 스캐터 통신이란 바다를 향해 전파를 발사하는 근대적 국제 통화 방식이다.
정부는 1968년 6월에 일본 하마다(浜田)와 가장 가까운 270km 지점인 울산시 무룡산에 이 안테나를 설치했다. 이 안테나는 1970년대의 인기 스포츠였던 한·일 프로레슬링 중계에서 제몫을 톡톡히 했다. 이것이 없었다면 김일 선수와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 같은 프로레슬링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었으리라.
중간 큰 제목만 봐도 날로 늘어나는 통신 수요를 짐작할 수 있다. “시설 늘여(늘려) 공신력을 높혀(높여) 서비스 개선 중점”, “전국에 TV 방영. 농·어촌에도 전화”, “한·미 간 1시간 내 통화, 해안 등에 무전시설 완비”, “이젠 우주통신권 시대로” 등이 그 예다. 작은 제목은 “서울·지방 막론 전화 증설”, “마이크로·웨이브 8백 회선”, “우표 다색쇄(多色刷) 운송도 개선”, “체신저축 향상, 수표(手票) 제로” 등 다양하다. 전국에 TV를 방영한다거나 한·미 간에 1시간 내에 통화가 가능하다고 하는, 이제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잠시 아득해진다.
ICT 융합 시대에 앞으로 ICT가 얼마나 더 발전할 것인가?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동화 같은 이야기는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싶다. 어디까지 발전해야 제대로 발전한 것인가, 이제 이런 질문을 화두로 삼을 때도 됐다.
글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장) 201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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