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실용서는 어지간하면 읽지 않는 편이다. 성격 탓이기도 하고, ‘그 책이 그리 효과가 있다면 비슷한 책이 왜 줄을 이을까’ 싶은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 관련서는 특히 그렇다. 몸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 온갖 비방을 가진 ‘전문가’들이 등장하지만 그뿐이다. 전문가들끼리 의견이 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고,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비법' 도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는 것을 숱하게 봤다. 오줌이 건강에 좋다든가 고기만 먹고 하는 다이어트가 효과가 있다고 해서 시선을 모았던 것이 그런 예라 하겠다.

아오키 아키라 지음 | 이민아 옮김
바다출판사 | 248쪽 | 1만2000원
그러니 일본의 안티에이징 의학강좌 조교수가 쓴 이 책에 눈이 간 것은, 적어도 필자에겐 이례적인 일이다. 언뜻 그렇고 그런 건강 비법을 담은 걸로 보았다. 한데 찬찬히 보니 아니었다.'비법'이 아니라 '철학'을 담은 책이랄까.
“우리는 스스로 만든 편리한 세상을 따라가지 못한 채 각종 질병과 노화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이 때문에 생긴 질병을 또다시 약과 건강보조식품이라는 편리함으로 해결하려 한다. 엉뚱한 방향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머리말에 나오는 이 구절에서 책의 성격이 짐작될 것이다. 그렇다. 책의 원제 <젊게 사는 도시형 원시인의 건강법>처럼 ‘원시인 건강법’을 제안하는데 그 논거가 제법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살게 된 덕분에 외부 위협이 줄어든 대신,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었다든가, “인류는 역사의 99% 이상을 위가 텅 빈 상태로 지냈던 만큼 위와 장에 줄곧 음식이 차 있는 현대인이 비정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그렇다. 지은이는 원시인처럼 불편하게 살면서 우리가 가진 자연치유력을 키우는 4가지 수칙을 제안한다. ‘중력을 느낀다’, ‘지구 시간에 맞춰 산다, ‘온몸의 감각을 되살린다’, ‘자연 그대로를 먹는다’가 그것이다.
자못 거창해 보이지만 별것 아니다. ‘중력을 느낀다’를 보자.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한 지는 200년이 채 안 되고 사람들은 대부분의 거리를 걸어 다녔다. 소파에 누워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게 된 것도 불과 몇십 년 사이 이야기다. 그러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생활 곳곳에서 조금 더 걷거나 사소한 일을 거듭하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원시력이 되살아난다고 충고한다.
예컨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면서도 승강장을 오가는 것이 건강을 위한 팁이라는 것이다. 걷지 않는다고 사람이 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수명이 줄어드는 결과가 된다는 사실을 좀처럼 걷지 않게 된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확 눈길을 끌지만 효과는 의문스러운 ‘건강비법서’는 아니다. 특효를 약속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 다양한, 효과적인 건강법을 생각해내도록 하는 ‘열린 건강철학서’다.
글·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201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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