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김창엽의 생활정보] 금방 붉어지는 얼굴 "술 마시지 마" 신호
당신은 술 마시면 안 돼요. 얼굴이 그토록 시뻘게지는 게 바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증거예요.”, “왜 그래, 나 멀쩡하잖아. 술도 자꾸 마시면 주량이 늘어서 몸도 적응하게 돼 있다니까. 걱정 마세요!” 각종 모임이 잦은 요즘, 30대 중반의 K씨 부부는 술자리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티격태격한다. 부인은 남편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면 술을 삼가라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술은 마실수록 정말 느는 걸까? 얼굴이 벌겋게 변해도 문제가 없는 걸까? 술 마시는 분위기를 즐기 기 시작하면 주량은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량이 느는 게 술 분해 능력의 증대를 뜻하는 건 아니다. 즉, 술을 마시면 얼굴이 시뻘게지는 사람은 음주 경력이 꽤 됐다 해도 그러려니 하며 넘겨서는 안 된다. 알코올 분해 능력은 타고난다. 인종적으로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술 분해 능 력이 향상되기 어렵단 얘기다.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두 가지 효소의 역할을 보면 이는 명백하다. 두 가지 효소란 ‘알코올 분해 효소’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이다.
술을 마시면 식도를 타고 내려간 알코올은 위와 간을 거치면서 1차 분해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작용 하는 게 알코올 분해 효소다. 이 효소의 작용으로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로 변한다. 그런데 1차 분해만 이뤄지고 2차 분해가 뒤따르지 않으면 우리 몸에는 ‘큰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알코올보다 독 성이 더 강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잔류하면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 소가 있어야 알코올은 종국적으로 아세트산이라는, 큰 해가 없는 물질로 변한다. ‘알코올-(알코올 분해 효소)-아세트알데히드-(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아세트산’이라는 일련의 공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술이 독소가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진짜 주량은 체내 알코올 생화학 공정에 따라 결정된다. 비유해 말하자면 주량이 큰 사람일수록 훌륭한 ‘화학 공장 설비’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술을 먹으면 얼굴이 시뻘게지는 사람은 십중팔구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부족하거나 극소량만 분비되는 유형이다. 얼굴이 빨개지는 건 아세트알데히드가 혈관 팽창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음주로 얼굴 이 빨개지는 현상을 서양에서는 아시안 플러싱, 즉 ‘아시안 홍조’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시아인들에게만 주로 나타나는 일종의 증후군인 탓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은 일반적으로 흑인이나 백인들보다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꾸는 능력이 뛰어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는 그보다 떨어진다.
한국인의 경우 평균적으로 중국, 일본인보다는 술 분해 능력이 뛰어나지만 백인이나 흑인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암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세트산으로 변하 지 않고 체내에 남아 있다면 몸에 해로울 것은 자명하다. 음주 후 얼굴 빨개짐은 ‘술 마시지 말라’는 경고 신호로 봐도 무방하다.
글 · 김창엽 (자유기고가) 201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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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