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서로공감]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나요?”

 

 

"엄마, 다리가 반짝거려요!"

 

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듣고 혹시 은박지나 형광 물질이 묻었나 살핀다면 부모로선 낙제다. 다리가 저리다는 걸 이렇게 표현한 것이니까.

아이를 키워본 이들은 안다. 천진난만한 시선, 기발한 생각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이럴 때면 대부분은 깨닫는다. 우리들 모두 한때는 궁금증이 많은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대부분은 자라면서 사람에 대해서든 사회에 대해서든 질문을 삼가게 된다. 괜히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봐, 혹은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런 것이다. 하지만 호기심은 지식의 출발점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인류 역사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점철되어 있다 할 정도다. 그런 점에서 동심의 때 묻지 않은 질문은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자유롭기에 흥미롭기도 하고 귀 기울일 만큼 소중하기도 하다.

 

1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 김희정 옮김 | 부키 | 376쪽 | 1만4800원

 

이 책은 영국의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기고가인 지은이가 10개 초·중학교 학생들에게서 질문을 받아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이런 기획 출판물은 여럿 나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아빠, 찰리가 그러는데요>(우르줄라 하우케 지음, 해나무)를 들 수 있고, 오래된 책으로는 <꼬마들은 엄청난 사실을 말한다>(아트 링클레터 지음, 안암문화사) 같은 것이 그렇다. 두 책은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내는 데 무게 중심이 있다. 우리를 돌아보게는 하지만 신선함 또는 엉뚱함에 그친다. 한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우선 골라놓은 질문들이 색다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개구리를 좋아했나요?" 등 기발한 질문도 있긴 하다. 또 "무엇을 그릴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천진난만한 질문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같은 과학적 궁금증,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나요?" 같은 심오한 의문들이 주로 담겼다.

전문가의 답이 실렸다는 점도 책을 돋보이게 한다.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언어학자 놈 촘스키 등 세계적 석학은 물론 운동선수, 요리사 등 120명의 전문가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지하고 설득력 있는 답변을 했다.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나요에 작가 재닛 윈터슨은 "떨어져 살기 싫은 사람과 같이 있기 위해 내가 사는 나만의 별에서 뛰어내려 다른 사람의 별을 방문하는 것"이라 답한 반면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는 도파민과 옥시토신이란 호르몬 때문에 사랑에 빠진다고 말한다.

벌도 벌에 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가 하면 "벌레를 먹어도 되나요에 "엄마가 안 볼 때만요"라는 명랑한 답도 들려주고 있다. 지식과 웃음과 성찰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 김성희 (북 칼럼니스트) 2015.4.20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