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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화제의 책]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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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쇼생크 탈출> <식스 센스> <공동경비구역JSA> <이터널 선샤인> <라이프 오브 파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눈먼 자들의 도시> <설국열차> <다크나이트>….

혹시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는가? 자신만의 명장면이 있는가?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다. 관객에게 절대 같은 생각과 감정을 주지 않는다. 저자는 모든 영화에서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화와 인문학은 닮았다.

영화에는 삶과 인간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담겨 있다. 인문학은 인간의 가장 집약적인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려 애쓴다. 나는 이 두 영역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결국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오롯이 만나고 싶었다.”

국내에서 흥행한 유명한 영화 스무 편을 모아 인문학적으로 접근했다. 저자는 영화 소개를 넘어 영화 속 주인공 및 주변 인물들의 고민과 갈등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스무 편의 영화는 철학과 어렵지 않게 어울린다.

“지금 그쪽의 모든 게 마음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그런데 곧 거슬려 할 테고 난 당신을 지루해 할 거예요.” “괜찮아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을 다룬다. 사랑했던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리는 두 주인공 남녀가 남은 감정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렸다. 기억이 지워져도 사랑했던 시간과 흔적은 온 몸에 각인돼 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우연히 바닷가에서 다시금 만나 사랑에 빠져든다.

저자의 풀이는 이렇다. “사랑했던 이유는 생각나지 않더라도 그 순간의 감정이 다시금 나타났을 때 과거는 현재에서 재현된다. 과거의 감정은 지금 이 순간에 의미를 더해 준다. 이것은 경험해 봤기에 가능한, 과거가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이별의 아픔도 그렇다. “똑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각 개인이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기에, 한 가지 사건 속에도 여러 기억이 존재할 수 있다.”

한편 <라이프 오브 파이>는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실존을 다룬다. 호랑이와 배 위에서 사투를 벌이며 신비로운 체험까지 겪는 모험담이다. ‘진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 무렵 영화는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당신은 어떤 스토리가 마음에 드나요? 의심하는 건 좋은 거예요. 믿음을 굳건하게 해 주니까요.”

이 영화에서 저자는 이성을 중심에 둔 채 신비적 체험과 믿음을 통해서 자신의 살아 있음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고 말한다. “본질만 바라본다면 호랑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호랑이가 정말로 존재했느냐 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영화에 비친 ‘낯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사랑에 빠졌던 자신, 이별의 흔적을 지우고 싶었던 자신, 불안과 욕망 사이에 엉켜버린 자신 등. 사람들이 저자의 한 줄 한 줄에 공감하는 까닭이다. 영화의 명장면을 보여주는 소개 프로그램과는 엄연히 다르다. 영화 한 편에 담긴 오묘한 철학은 장면 사이사이에 꼭꼭 숨어 있던 자기 자신과 조우하게 한다.

글·박지현 기자 2014.04.28

단신

<부자의 길, 이성계와 이방원>
이덕일 지음 | 권태균 사진
옥당 | 1만3천원

조선 개국 시조 이성계와 그에게 칼끝을 겨눈 이방원. 천륜을 저버리고 역사의 라이벌이 된 부자의 엇갈린 운명을 다뤘다.

고려 말 혼란을 극복하고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 개국 동지 정도전과 아버지인 개국 시조 이성계에게 칼을 겨누어야 했던 이방원의 이야기를 한국사 사진들과 함께 흥미롭게 엮었다. 권력을 둘러싼 그들의 엇갈린 선택과 조선 초기 파란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한다.

 

<마음에 박힌 못 하나>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1만4천원

심리학자 융은 “인간의 마음은 많은 콤플렉스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콤플렉스 치유 이야기다.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콤플렉스 18가지를 소개한다.

콤플렉스의 유래와 원인, 내면의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신화 및 문학작품 속 인물을 통해 한 편의 이야기처럼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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