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통이 지나치게 활발하다. 각종 동호회며 동창회에서 업무 협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채널들이 그야말로 ‘스마트’하고 ‘스피드’ 있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직접 통화하거나 만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이 오가고, 약속들이 잡히고, 계획들이 세워진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띵동’하는 커뮤니티 알림 신호로 인해 업무 집중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경험의 80퍼센트 이상을 SNS를 통해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 친구가 자신의 어리숙함을 한탄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제 중고차를 아주 싸게 구할 수 있다는 광고성 글을 봤다고 했다. 침수되거나 사고 난 차도 아닌데, 저렴하게 경매로 낙찰된 차이기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어처구니없게도 마음이 동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광고문에는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진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딸 사진까지 곁들이며 자기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덧붙인 것을 보고는 차라리 믿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 친구는 전화를 걸었고, 약속을 한 후 차를 구매하러 갔다.
통화한 딜러는 여기저기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몇몇 그럴 듯한 외제차를 보여주었다. 인터넷 차량은 시험 주행을 해 볼 수 없다면서 이상 없으니 빨리 사라고,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한 시간 후에는 다른 사람이 보러 오기로 예약돼 있다고 압박했다. 순진한 친구는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품질 보증을 어느 정도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증 기간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처음에 전화했을 때는 3개월 정도 보증해 준다고 했던 것 같아 재차 확인했다. 딜러는 워낙 싸게 파는 것이라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간 이상하다 싶어 친구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살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 이제와서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인터넷 차량들은 대개 사러 오면 그냥 계약하고 끌고 가는 게 상례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 질타 내지 훈계조였다. 섬약(纖弱)한 기질의 친구는 더 당황했다.

하지만 친구는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표시했다. 가족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만에 차 있던 딜러가 이내 표정을 바꾸었다. 잘 생각했다고, 대부분 인터넷 보고 오는 사람들은 이런 차의 성격을 알고 오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정말 모르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광고문을 믿고 왔다고 하니까 딜러는 참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차는 대개 리콜된 것들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차들이어서 어떤 이들은 아예 견인차를 가져와 사 간다, 정상적인 차가 이런 가격이라면 어떤 바보가 비싼 돈 들여 새 차를 사겠느냐, 당신이 순진한 사람같아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딜러는 차를 팔지 못하고 들어가면 회사에서 혼나니까 정상적인 다른 중고차로 바꾸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단다. 한나절 이상을 같이 다니고 또 진실까지 털어놓아 준 그 딜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고마운 생각도 든 나머지 친구는 그러자고 했다. 얼결에 꼭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그렇게 바꾸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탄했다. 어리석은 짓을 한 자신을 반면교사 삼아 친구들은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 친구는 평범하지만 오래 된 진리를 잠시나마 잊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끝을 맺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글·우찬제(문학평론가·서강대 문학부 교수)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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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