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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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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얼마 전 한 신문에 ‘지금 하버드에선 동양 사상 열풍’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일어난 새로운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하버드대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보다 수강생 수가 많은 인문학강의가 등장했다.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마이클 푸엣 교수의 ‘고전 중국 윤리·정치 사상’ 강의였다.

최근 많은 하버드 학생들이 서양철학 못지않게 공자·맹자·노자 같은 동양 사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동양철학 강의의 인기도 높아졌다. 마이클 푸엣 교수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논어>”라며 “어떻게 하면 제자들에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지 고군분투하는 공자의 생생한 초상화가 그 안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푸엣 교수를 비롯해 많은 서양 지식인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사상가 공자의 일생과 가르침을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상하이 카이팡대학 바오펑산(鮑鵬山) 교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이며 공자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은 꼬박 20년에 걸친 연구와 집필 끝에 완성됐다.

공자의 어린 시절은 한마디로 ‘고난의 세월’ 그 자체였다. 공자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아래서 어렵게 자랐다. 당시 공자의 모친은 어린 아들과 살아남기 위해 삯바느질, 청소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자 역시 힘닿는 대로 모친을 도왔다. 이런 일들을 하며 공자는 자연스럽게 가축을 돌보는 일 등 다양한 기술들을 익히게 됐다.

훗날 공자의 제자는 “스승님은 태어날 때부터 성인의 자질을 갖고 태어나셨으며 다양한 재능도 갖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자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이룬 인생의 경지와 재능은 모두 배움에 힘쓴 결과이며 생활환경에 적응하면서 체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자는 고난과 역경을 통해 강인한 성격과 탁월한 재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이런 경험들을 통해 그는 15세 때 학문에 뜻을 두게 됐다.

바오펑산 교수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공자가 <논어> 위정 편에 남긴 짧은 자서전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자서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예를 알아 스스로 섰다. 40세에 더 이상 미혹되지 않았으며, 50세에 하늘의 명을 알았다. 60세에 무슨 소리를 듣든 거슬리지 않았고, 70세에 마음먹은 대로 해도 규범에 어긋남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는 배움에 힘쓰고 성장 후 자립해선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인격을 갖추면, 비로소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공자의 일생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완벽에 가까운 인간의 생애를 제시한 것이다. 2,500여 년 전의 공자의 삶이 오늘날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이 책은 ‘읽는 재미’ 외에 ‘보는 재미’도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자의 성적도(聖迹圖: 공자의 생애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 중 가장 오래된 ‘장해공자성적도’가 최초로 수록돼 그림으로 공자의 일생을 되돌아볼 수 있다.

글·김혜민 기자

 

 

새로 나온 책

넘나듦의 정치사상
강정인 지음
후마니타스·23,000원

한국 사회에서 이뤄진 정치사상 연구의 현재 위치와 성과, 그리고 한계와 고민이 담긴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강정인 서강대 교수가 25년 동안 정치사상 분야에서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었던 연구 성과이자 15년 넘게 지속된 세미나에서 진행된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다. ‘전통 사상의 현대화’ ‘동양 정치사상의 비교연구’를 해오면서 ‘탈서구중심주의’를 추구해온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다. 또한 동서양 정치사상의 주요 개념과 이론가들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돼 있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변광배 외 11명 지음
동녘·18,000원

우리 사회에서 프랑스 철학은 다양한 부문에 영향을 끼친다. 인문사회 전반에서 이론의 체계로 인용되고 지금도 레비나스, 푸코 등의 저서는 새롭게 번역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 12명의 프랑스 철학자들을 소개하는 강의가 열렸다. 철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강의는 일반인들의 인기를 얻으며 앙코르강연까지 이어졌다. 샤르트르, 라캉, 데리다, 들뢰즈 등에 대한 강의를 묶은 이 책은 현대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데리다의 ‘유령론’, 레비나스의 ‘타자’ 등 프랑스 현대철학의 키워드들이 친절하게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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