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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최저임금은 노동인권 보장하는 생명줄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753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2017년의 6470원에서 16.4% 인상된 금액이다. 지난 5년간 평균인상률이 7.16%인 것에 견주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상당히 큰 폭이다. 최저임금의 인상률이 높아지자 일반 국민의 관심도 많아지고 찬반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주된 수혜자인 아르바이트 청년,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환영 의사를 표시하는 반면, 자영업자와 경영계는 반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일반 국민의 여론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적정하다는 판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21일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55%가 ‘적정하다’, ‘높다’가 23%, ‘낮다’가 16%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도출된 국민적 합의로 판단된다. 19대 대선에 나섰던 유력 후보 모두 최저임금 1만 원을 약속했다.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2022년까지를 시한으로 제시했다. 적어도 최저임금이 1만 원은 돼야 하며, 현재의 낮은 최저시급을 가파르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여야 모두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주장했던 이유는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6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 1968만 7000명 중 월수입 200만 원 미만 근로자는 45.2%였다. 월수입 100만 원 미만 근로자는 11.4%, 100만∼200만 원은 33.8%로 나타났다.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이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보건복지부의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6’을 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저임금노동자(중위임금의 3분의 2 이하)는 23.7%다. 저임금노동자는 2014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이 6712원(월 임금 환산하면 약 140만 원)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말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일랜드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저임금은 노동조합에 속하지 못해 고용주와의 협상력이 약한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1986년 제정된 최저임금법은 그 목적에서 ‘이 법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시간 일한 대가가 따뜻한 점심 한 끼는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실질구매력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의 최저임금은 낮은 수준이다. 구매력평가지수(PPP)를 이용해 시간당 실질최저임금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5년 5.45달러로 10.90달러인 프랑스의 절반 수준이고, 독일 10.21달러, 영국은 8.17달러, 미국은 7.24달러, 일본은 6.95달러로 우리나라에 비해 최저임금의 실질구매력이 훨씬 높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비 촉진을 통해 내수경제 활성화 효과를 갖는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임금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18%(고용노동부 사업체 조사 기준)인 277만 명으로 추정된다.

물론 최저임금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고 시행돼야 한다. 대·중소기업의 갑을관계 청산, 상가 임대료 및 카드수수료율 인하, 부가가치세 공제 확대, 영세사업장 사회보험료 부담 등 후속 대책이 그것이다.

사람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야말로 품격 있는 사회이다.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우리는 조금씩 사회적 부담을 나누어 져야 한다. 최저임금은 미조직, 영세사업장, 비정규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는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노광표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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