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새로운 정부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 내각 인선,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11조 2000억 원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중 중앙정부가 직접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은 7조 7000억 원으로, 일자리 창출에 4조 2000억 원, 일자리 여건 개선에 1조 2000억 원, 서민생활 안정에 2조 3000억 원이 책정됐다. 일자리 창출의 경우 공공부문에서는 공무원 추가 채용,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로 계획됐고, 민간부문에서는 청년 취업 지원, 청년 창업 지원,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창출 지원, 지역 일자리 창출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일자리 여건 개선에는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여성 일자리 환경 지원, 소상공인 지원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 예산의 집행을 통해 공공부문 7만 1000개(공무원 1만 2000개, 사회서비스 일자리 2만 4000개, 노인 일자리 3만 개 등), 민간부문 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직접 창출되고 2만 4000개의 간접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노동 취약층의 일자리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국회에 제출된 이 추경예산안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에서 정부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총 11만 개의 창출 기대 일자리 중 정부가 직접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것은 공공부문 일자리 7만 1000개인데, 여기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중 일부는 기존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으로 대체되는 경우(부실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 등)가 있을 것이고, 노인 일자리 3만 개는 사실상 안정적인 일자리라기보다는 노인 복지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잡을 경우 올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3만 개 남짓 새로 창출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소비할 기회도 없이 빠져나가는 세금을 바라보는 국민은 이 11조 2000억 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오랫동안 매달렸던 대기업 주도의 낙수효과가 헛된 기대였음을 깨닫기 시작한 국민은 이제 경제가 크게 성장하지 않더라도 고용을 늘리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이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방법이라고 기대하는 듯하다. 올 연말에 3만 개 일자리만 새로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이 3만 개가 앞으로 10만 개, 더 나아가 100만 개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면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만이 아니라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 2배 인상과 같은 일자리 여건 개선 정책은 현재 힘겹게 일하고 있는 부모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막다른 시도로 고전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의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국민이 바라는, 열악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같은 노동시장 양극화의 직접 해소를 위한 방안이 예산에 책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정부가 밝힌 대로 내년부터는 본예산에 포함해 책임 있게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 다행히 이번 추경예산을 국채 발행 없이 조달 가능하다고는 하나, 정부는 추경예산이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에 진정한 ‘마중물’로 쓰일 수 있도록 훨씬 더 치밀하게 계획하고 꼼꼼히 집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회는 추경예산안을 심의할 때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내각 인선이나 정부조직 개편안과는 별도로, 국민이 진정 원하고 국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번 추경예산에 임하는 우리 모두의 원칙이 돼야 할 것이다.

김혜진 ㅣ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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