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올해도 어김없이 설이 찾아왔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꽃도 피우는 따뜻한 명절을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명절 때마다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것은 필시 아들딸들의 일자리일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한마디로 우리 아들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의 클리프턴 회장은 <일자리 전쟁>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제3차 세계대전은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대전, 즉 자국민에게 하나라도 더 많고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한 전쟁이라고 했습니다. 일자리 전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력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 턱밑에 와 있습니다.
지난 1월 20~23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일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는데 앞으로 드론,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으로 관련 분야에서만 향후 5년 동안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 매년 100만 개씩 좋은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노동개혁은 청년과 미래 세대를 위한 노사정의 약속
이런 상황에서 산업화 초기에 형성된 낡은 노동시장 제도와 관행은 투자와 고용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격차도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부분 대기업 정규직인 상위 10%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하위 10% 근로자의 4.7배로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임금, 근로시간, 근로계약 등 노동시장의 핵심 규범이 공정하지도, 유연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아 기업들이 정규직 고용을 기피하면서 비정규직, 더 나아가 용역, 다단계 하도급 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임금을 공정하게,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고용계약을 투명하게 하고, 불합리한 비정규직 규제를 개선해 정규직 직접 채용을 확대하며, 중간 일자리의 근로조건을 개선함으로써 이러한 고용구조 악화를 반전시키고 청년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일자리 때문에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아마 우리 아들딸들일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년 60세 의무화 시행으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여력이 크게 줄었습니다.
노동시장에 남게 되는 베이비부머 근로자는 향후 3년간 약 30만 명에 달하고, 에코세대라 불리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인 20대도 4년간 10만 명이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해 총 40만 명의 추가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노동개혁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노동개혁은 단순히 기성세대가 정치 논리,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시시비비를 다툴 사안이 아닙니다. 청년과 미래 세대를 위해 기성세대, 특히 대기업과 정규직 등 소위 상위 10%의 양보와 배려가 요구되는 우리 세대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이 이를 확인하고 이행을 위한 실천과제를 약속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국민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셨고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노동개혁 5대 입법과 2대 지침을 추진해왔습니다. 노동개혁 5대 입법은 청년,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토대를 놓기 위한 것입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향후 5년간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286만 명의 근로자들이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30일 늘어나면서 수급 기준도 상향되어 1인당 평균 147만 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출퇴근 재해는 산재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70만 명의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들이 고용 안정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파견 대상을 일부 확대해 55세 이상 장년들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국가 기반산업인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노동개혁 입법과 2대 지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일부 노동개혁 입법과 지침에 대한 비판이 있으나 한마디로 전혀 진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드립니다. 대통령께서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법안의 이번 임시국회 처리를 촉구하셨습니다.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야당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야당은 여전히 파견법안에 대해서는 파견근로자를 양산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가장 열악한 일자리인 용역근로의 58.8%, 영세자영업의 48%가 55세 이상 장년들이며, 이분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기회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분들에게 파견을 확대할 경우 일자리가 창출되고 용역 등 더 열악한 일자리에서 법적 보호를 받는 파견직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음이 여러 연구자들의 실증분석에서 밝혀졌습니다.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방치하면 우리 산업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입니다.
이번 파견법안은 대기업에 파견을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상시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2일 발표된 2대 지침('취업규칙지침'과 '공정인사지침')은 철저히 법과 판례에 근거해 마련되었습니다. 쉬운 해고나 일방적 임금 삭감을 부를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공정인사지침은 채용에서 퇴직에 이르는 기업의 인사관리 전반에 대해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전환을 촉진하려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지금의 경직적인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으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전환되어야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근로자는 공정한 대우와 실질적인 생애 고용 안정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업무능력 결여를 이유로 한 해고는 판례에서 제시된 요건과 절차를 빠짐없이 담아 부당해고에 대한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현행법에 없는 해고 유형을 새로 도입한 것이 결코 아니고, '쉬운 해고'는 더더욱 아닙니다. 대다수 성실한 근로자와는 전혀 무관하고, 극히 예외적으로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 근무 성적이 부진해 주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 등만 문제될 것인데, 이 경우에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교육·배치전환 등을 통해 개선 기회를 부여하며, 그럼에도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만 해고가 가능합니다.
취업규칙 지침은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년 60세 시대를 맞아 부모 세대의 고용 안정과 자녀 세대의 일자리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는 세대 간 상생 실현을 위한 나침반입니다. 이미 국회는 정년 60세 의무화를 입법화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에 의무화하였습니다.
정년 60세 시대를 맞아 부모 세대의 고용 안정과 자녀 세대의 일자리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는 세대 간 상생 실현을 위한 나침반입니다. 이미 국회는 정년 60세 의무화를 입법화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에 의무화하였습니다.
우리 아들딸들의 미래는 노동개혁 통해서만 가능
노동개혁은 우리 아들딸들의 미래를 위해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모든 개혁에는 어느 정도 고통이 따르고 이 때문에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개혁을 실기하면 결국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의 노동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말처럼 "정권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필요한 일은 해야 한다"는 용기와 의지를 갖고 해야 합니다.
고통과 반대가 두려워서 개혁을 회피하고 단기 처방, 선심성 조치로 봉합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부작용만 초래하게 됩니다.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그 결과는 경쟁력 하락, 경제 파탄, 근로자들의 극심한 고통 등 참혹합니다.
노동개혁은 우리 아들딸들의 일취월장을 약속합니다. 일찍 취업해서 월급 받아 장가·시집가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10년 후에 우리 아들딸들이 고향 가는 길에는 좋은 직장에서 번 월급으로 배우자와 자녀를 데리고 풍성한 선물을 손에 쥐고 찾아올 것을 희망하면서 노동개혁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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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