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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경기 안산시 신길중학교는 2013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큰아이가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나는 주변 학부모들에게 자유학기제에 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위주의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취지는 좋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실현 가능할까', 과연 한 학기 동안의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한 걱정과 불안감 속에서 '자유학기제 학부모 지원단'에 자원했다. 학부모 지원단 활동을 해보니 나 역시 자유학기제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특히 자유학기제를 단순히 진로체험 활동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온·오프라인 연수와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로체험은 자유학기제의 일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신길중은 오전에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 과목을 수업한다. 오후에는 요일별로 다른데, 월·화요일엔 예체능, 수요일엔 교과 선택수업, 목요일엔 진로적성 선택수업, 금요일엔 담임선생님과의 진로수업이 있다. 목요일 진로적성 선택수업 중 '녹색학교 만들기 반'은 학부모 지원단이 지도자 양성과정을 거쳐 직접 아이들 교육을 맡았다.

학부모 지원단은 11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 2시간씩 안산시 녹색구매지원센터와 협력해 '신길 그린키움'이라는 지도자 양성교육을 받았다. 전문가들의 이론과 사례를 통한 교육을 받았고 교안(敎案)을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속 모르는 이웃 엄마들은 아이를 중학교에 보내더니 엄마가 학교에서 살다시피한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들은 내가 이런 교육을 받고 아이들을 보면서 나 역시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을 모를 것이다.

드디어 녹색학교 만들기 반 아이들 24명을 만났다. 빠짐없이 수업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일은 쉽지 않았다. 눈살을 찌푸리는 아이도 있었다. 그래도 대부분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수업에 몰두했다. 밖에서 볼 때는 다소 산만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내가 수업을 진행해보니 아이들 모습이 밝고 예뻤다. 쉬는 시간 칠판에 '선생님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 퀴즈 정답을 맞히고 받은 초콜릿을 건네주는 아이, 운동장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면 달려와 인사하는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진로체험은 아이들이 작은 것이라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학부모 지원단은 사업장 발굴과 인솔에 참여했다. 진로체험 사업장 발굴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담당 선생님들이 늦은 밤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러는 사이 내 아이도 어른들의 노력이 느껴졌는지 전보다 활발해지고 발표력도 많이 좋아졌다.

한편으로는 학업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체험한 아이들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약간의 성적 차이가 생겼지만 변화에 곧 적응했다. 아이들이 공부가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또한 내 아이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는 알 수 없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경험과 고민을 거쳐 꿈과 희망을 품고 각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한윤경 학부모

 

· 한윤경 (경기 안산시 신길중 학부모)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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