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고령사회 제대로 맞으려면
최근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위기 인식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응 노력이 출산·양육 지원이나 고령인구의 소득 보장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관심의 증가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고령화에 따른 경제, 재정, 국방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파급 효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중의 관심은 복지 지원 영역에 집중되고 있어 아쉽다. 인구문제와 같은 거시적 변화에 대한 정책은 대통령 임기를 넘어선 장기적인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현상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정책적 결단과 체계적 계획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고령사회 노동시장 개혁 문제는 인구학적 관점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기 정책 과제다. 현재 노동시장 정책의 시급한 과제는 일자리 문제이지만, 고령사회에서는 노동력 부족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
고용 환경의 대전환이 근로자들에게 마냥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일본에서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기 진입으로 노동력 부족이 발생했고, 청년·여성 계약직 일자리가 급증했다. 이 시기에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을 일컫는 '프리타족(freeter : free Arbeiter족)'이 등장했다. 베이비부머들의 '근로연령 연장'과 청년층의 '일자리 불안정'이라는 세대 갈등이 깊은 상처를 남겼다.
미래 고령사회의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노인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여성·노인 노동력은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고숙련·고급인력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여성 및 중·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각각 출산율 감소와 청년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이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다루기 어려운 상반되는 숙제를 동시에 안긴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자주 언급되는 외국 인력 활용은 생산성 강화와 국내 일자리 안정화라는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도 서구 국가들처럼 저기술 인력의 정주화 및 이주인구의 고령·빈곤화 문제 등으로 심각한 사회통합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외국인에 대한 노동시장 개방은 면밀한 기획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고령사회 노동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근로자에 대한 투자, 성인 재교육, 교육체계의 재편, 여성 경력 단절 방지를 위한 현실적 대책, 기술 혁신, 노동 의존을 탈피한 산업구조 조정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 산업, 여성, 가족 분야 등에서 새로운 정책 과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 이는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응이 단순히 복지 확대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무쪼록 현재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준비 중인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는 부처 간의 장벽을 넘어선 종합적 정책들이 마련되어 안정적인 고령사회 적응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연구센터장) 201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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