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연말정산과 관련한 이슈는 크게 4가지다.

첫째, 정부는 소득세법상 공제제도를 소득공제 위주에서 세액공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조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소득 재분배 기능인데, 우리나라의 세전 및 세후 지니계수를 비교하면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가 8.7%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1.3%에 미치지 못한다. 과세 대상이 가장 넓은 소득세의 재분배 기능이 취약한 데다 과세 미달자가 많고 비과세 감면 등 조세 지출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정부가 세액공제 중심으로 소득세제를 개편한 것은 우리나라 소득세제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에 고소득층의 세 부담은 늘고 저소득층은 세 부담이 줄게 되는데, 이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특성상 당연한 결과다.

 

둘째, 근로소득세는 기본공제 및 추가공제와 신용카드 공제 등 특별소득공제, 의료비·교육비공제 등 특별세액공제를 적용한 후 세액이 결정된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소득,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 지출 내용과 가족 구성이 모두 달라 이들의 세 부담도 각기 다르게 마련이다. 소득이 1억 원이라도 세 부담이 작년보다 줄어들 수 있고, 3000만 원의 소득이라도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이유다. 또 정부는 근로소득공제율을 일부 조정하고 다자녀 추가공제, 6세 이하 자녀양육비 공제, 출산·입양공제 등을 자녀세액공제로 통합한 대신 공제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추가로 확보한 세수는 자녀장려세제(CTC)를 도입해 총소득 4000만 원 미만의 가구에 자녀수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하고, 근로장려세제(EITC)를 자영업자에게도 적용해 장려금을 지급하는 데 쓰인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지 특정 사례로 전체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봉급생활자 공제 지속적으로 확대

셋째, 2012년 9월 간이세액표를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꾼 결과 ‘13월의 보너스’가 축소돼 봉급생활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정부가 봉급생활자의 세금을 필요 이상으로 원천징수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런 까닭에 정부가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어느 방식이 옳을까. ‘많이 돌려받는 방식’은 받을 땐 좋은 것 같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매월 세금을 적정액 이상으로 납부했다는 의미다.

 

넷째, 2000년 이후 전체 조세 지출금액 중 법인세의 경우 35.2%에서 24.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는 20.5%에서 22.0%로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소득세의 경우 35.4%에서 48.3%로 증가했다. 그 결과 봉급생활자 중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과세 미달자가 512만 명(31%)에 달해 자영업자의 23%보다 훨씬 높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정부가 봉급생활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결과다.

 

 김재진

세법 개정 결과 연봉 5500만 원 이하 봉급생활자는 세 부담이 경감되고, 5500만 원 이상인 봉급생활자의 세 부담은 증가한다. 이는 과세 미달자를 뺀 1120만 명의 봉급생활자 중 평균 78%의 세 부담이 줄고 나머지 22%의 세 부담이 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 세 부담이 감소하는 870만 명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세금을 더 내고 싶은 납세자는 없다. 반면 정부는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재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금을 거두는 악역을 맡아야 한다. 감세를 하면 국민이 좋아하겠지만 이 또한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져 미래세대의 세 부담을 초래하니 중·장기적으론 국민을 위한 바른 길이 아니다.

 

·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 2015.1.26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