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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얼마 전 뉴스에서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70대 할머니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서부덕 할머니가 25세 때부터 전국을 돌며 김밥과 마른반찬, 핫도그를 팔아 모은 돈 8000만 원을 한 장학재단에 기부했다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자신이 못 배운 한을 젊은 세대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출근길 아침 라디오에서는 또 다른 이의 선행이 들려왔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준 택시기사의 사연입니다. 택시기사 이종석 씨는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할아버지 승객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은행으로 향하던 차를 돌려 세웠습니다. 할아버지 승객은 현금을 2억 원이나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택시기사에게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우리 주변에선 이 같은 미담을 적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전 재산을 다른 이를 위해 선뜻 내놓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타인의 일을 외면하지 않는 것. 쉽지 않은 일 같은데 주변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아 보입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참 좋은 사람들과 같은 땅 위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기운이 납니다.

나는 이웃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지인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직접 쓴 편지를 전해주곤 합니다. 올 추석에는 함께 사는 식구들과친구들은 물론 조부모님과 이모, 삼촌, 조카 등 친지들에게도 편지를 부쳤습니다. 맺음말에는 ‘몸도 마음도 정신도 건강하자’라고 모두에게 전했고요. 이민경이라는 브랜드가 내세우는 광고 문구처럼 말이죠.

몇 초면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시대에 손으로 꼭꼭 눌러 쓴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적잖이 감동을 받습니다. 얼마 전 어려운 일을 겪은 동료에게도 편지를 썼습니다. 그는 고맙다며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직접 쓴 손편지로요.

"손으로 쓴 편지를 받은 게 얼마 만인지. 제마음을 무척이나 이해받는 느낌이었어요. 바쁜 와중에 내생각까지 해주고 정말 고마워요. 저도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오랜만에 펜을 들어봅니다."

손편지 쓰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는데, 과분한 고마움을 전하니 제가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상 살기가 각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음을 숨기고 서로에게 드러내지 않는 것일 뿐, 가슴속에는 누구나 따뜻함을 품고 있다는 걸 말이죠. 편지 하나로도 감사함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인 걸요. 먼저 마음을 나누면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걸 느끼게 되실 겁니다.

 

이민경

 

글· 이민경(임상의학 연구원)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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