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프리카' 하면 전쟁과 빈곤, 부패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 십상이다. 사실 아프리카 국가들은 1960년대 초반 유럽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내전 등으로 국가 발전은 고사하고 '빈곤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아프리카 대륙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새로운 '기회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세계적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아프리카의 부상(Africa Rising)'을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아프리카가 머지않아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을 추월할 것이라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의 다양한 잠재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정치 안정성, 발전 가능성, 진출 여건, 우리 기업의 진출 수요, 우리와의 협력 의지, 외교적 고려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는 아프리카 3개국은 중점협력국가로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구 대국(8800만 명)이면서 정치적으로 안정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54개국이 가입해 제반 지역 이슈를 관장하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와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 등 국제기구가 소재한 외교 거점지역이다.
따라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내에서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화 교류의 거점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임금(중국의 4분의 1, 베트남의 2분의 1)의 풍부한 노동력과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어 섬유 등 경공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물류 허브라는 이점과 제조업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 진출의 거점지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 전용공단 조성 등을 통해 우리 기업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전략적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간다는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농업 개발 잠재력이 풍부해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기대된다. 이 나라는 농업에 적합한 조건(비옥한 토지, 풍부한 수자원, 양호한 기후, 평지지형 등)을 가져 아프리카 내에서 농업 개발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호수와 강이 국토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토의 3분의 1(우리나라 농지의 4.6배)이 경작 가능 면적이다. 농가공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농산물 가치사슬(생산, 저장, 가공, 포장, 운송, 유통, 판매) 창출을 지원함으로써 농가 소득 창출과 중소 농가공기업 육성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경제 발전 노하우 배우기 적극 갈망
새마을운동, 국제사회 농촌개발전략의 모범 사례
한편 상기 3개국들은 한국의 경제 발전상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발전 노하우 공유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로 새마을운동을 들 수 있는데, 아프리카의 지도자, 정책담당자, 학자들은 한국의 농촌 빈곤 극복 경험에 주목하고 자국의 농촌 개발전략 수립에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소를 벤치마킹하기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농촌 개발은 단순히 원조나 투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새마을운동과 같은 '자생적' 농촌 개발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 전수사업은 국제사회의 농촌 개발 지원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새마을운동은 유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가 농촌 개발전략으로 추진하는 제도적 능력 배양, 참여적 개발, 주민의 역량 개발 같은 방법론이 종합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론이 아닌 우리의 직접적인 빈곤 퇴치 경험으로서 설득력이 높고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그 가치를 훼손하거나 평가절하해서는 곤란하다.
새마을운동이 농촌 근대화와 지역사회 개발을 통해 주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새마을운동의 전수 가능성에 대한 논쟁보다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교훈을 초기 조건이 다른 상대방 지역사회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글 ·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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