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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나친 비관론보다 중단없는 개혁 필요한 때"

최근 들어 우리 경제가 여러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진한 경제지표는 진보정권기 10년과 비교되어 이명박·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근거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 성과의 비교나 비판은 공정한 잣대에 의해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명박·박근혜정부의 경제 성과를 비판하는 이들은 진보정권기 10년간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낮은 점을 대표적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공평한 비교가 아니다.

 

임금 상승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대외 경제 여건이 고려돼야 한다.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연평균 3.2%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는데, 우리 경제는 이에 근접한 연평균 3.1%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세계 평균 성장률이 5.1%였던 데 비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4.5%에 그쳤다. 세계 경제성장률과 비교해볼 때 이명박·박근혜정부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펀드 운영자의 능력뿐 아니라 주식시장 상황에 의해서도 좌우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주식시장이 저조해서 수익률이 낮게 나오더라도 다른 펀드의 평균보다 나은 수익률을 낸 운영자의 능력이 높게 평가되는 것이 당연하다.

경제 성과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간 가계부채와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했고, 최근 들어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양적 규모에만 근거하고 있어 객관적 비교라 할 수 없다.

먼저, 부채 문제는 질적 측면에서 개선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07년 말 0.55%에서 2015년 말 0.33%로 하락했고 분할상환 비중은 통계 수집이 가능한 2010년 6.4%에서 2015년에는 38.9%로 증가한 만큼 가계부채 건전성은 더 개선됐다.

 

GDP 성장률

 

국가채무도 마찬가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15년 38.5%로 높아졌으나 과거 정부에서는 완수하지 못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를 통해 향후 재정 건전화의 기반을 확립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성과다.

경제성장과 마찬가지로 수출 역시 세계 경기에 의해 좌우되므로 다른 나라의 수출 성과와도 비교해봐야 한다. 2015년 한국 수출은 8% 감소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전 세계 수출은 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 규모는 우리나라가 프랑스를 제치고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민생지표도 긍정적이다. 박근혜정부 들어서 가계소득 비중이 1.1%포인트 늘고 취업자가 연평균 42만 명 증가해 고용률은 2015년에 역대 최고치인 65.7%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실질임금 상승률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초과했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물가가 안정됐고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보다 높은 7.1%에 달했던 데 기인한다.

 

순위

 

필요한 개혁조치 중단 없이 추진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 심어주는 게 중요

물론 우리 경제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장기 침체 속에서 통화전쟁의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급속한 고령화, 중국의 추격,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우리 경제에 어려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이나 경제정책에 대한 왜곡된 비판은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제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근본적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한편 창업과 신산업을 육성해 미래의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노동개혁을 비롯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조치와 경제활성화 노력도 바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는 우리 경제가 반드시 그리고 시급하게 달성해야 할 필수적인 과제다. 그럼에도 이를 위한 법안 제정이 정치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은 한탄스럽다.

서비스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최근 한 민간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 우리나라의 상품 수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였던 데 반해 서비스 수출은 12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우리의 서비스산업이 부진한 것은 무엇보다도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수출을 가로막는 규제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서비스산업은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개발경제 시대에 경공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우리의 손재주가 의료산업에서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가무를 즐기는 우리 민족의 성향 때문인지 한류 관련 서비스산업에 대한 해외 수요도 크다. 이처럼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산업 분야를 발전시켜 해외에 수출한다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서비스산업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의 제정은 서비스산업이 우리 국경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인데 이미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산업 분야를 진흥하기 위한 입법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소적 자기비하나 대안 없는 정책 비판이 아니다. 경제가 어려운 현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함께 힘을 모아 필요한 개혁조치들을 중단 없이 추진하며, 국민에게 이 조치들이 제대로 추진되면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지금이 구조개혁을 추진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지금이 구조개혁을 위한 최적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힘을 합해 구조개혁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뜻이다.

 

박대근

· 박대근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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