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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소방관, 당신들이 슈퍼맨입니다

지난 11월 4일 오후 6시 13분쯤. 인천공항 화물청사 모 사무실 앞에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쓰러졌다. 신고를 받은 인천공항소방서 구급대가 출동했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자의 심장은 ‘사실상’ 멈춘 상태였다.

‘4분의 기적’으로 불리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대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그들은 이미 4분이 지났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을 30분 넘게 실시하고 심장충격기를 무려 8회나 사용하자 남자의 멈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구급차는 영종대교를 긴박하게 달렸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환자는 혈압, 맥박, 호흡이 안정됐다. 의료진은 "보통의 경우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에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며 "4분을 넘어 30분이나 지났는데도 이렇게 시민을 살려낸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소방관은 인명구조 전문가다. 그들에게 ‘하트 세이버’라는 영예는 피로 회복제나 다름없다. 올해 초 인천 강화소방서 소방관 4명은 산불 진화 후 복귀하던 던 중 2차 방화를 하고 도주하는 방화범을 추격해 검거했다. 충북 청주소방서 소방관은 음주 후 뺑소니 차량을 끝까지 뒤쫓아 검거하기도 했다. 소방관이 경찰로 변신한 셈이다.

공직에 근무하면서 화마와 싸우고 험한 꼴을 봐왔기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려 정년퇴직 후 연금수급 기간이 가장 짧다는 통계도 있지만, 그들의 마음은 어느 누구보다 더 따뜻하다.

소방관들은 구조와 화재 진압으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 송파소방서 소방대원은 70대 할머니와 손녀가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에 화재가 발생해 보금자리를 잃자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집을 수리해 ‘온정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또한 소방관들은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서울시 소방관은 화상 환자 치료비 지원을 위해 올해도 ‘몸짱 소방관 달력’을 제작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훈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5500만 원의 판매액에 단우실업과 GS샵이 기부한 4000만 원을 더해9500만 원을 23명의 사회취약계층 화상 환자 치료비로 기부했다.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예방하는 수준을 이미 넘어선 지 오래다. 고양이 구조와 말벌 퇴치까지 우리의 생활 속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맥가이버’를 넘어 ‘슈퍼맨’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눈에 보이는 곳에서,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일을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소방관들의 노력은 24시간 잠들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소방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공무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9일은 그들의 54번째 생일이었다. ‘국민안전과 행복의 길, 따뜻한 동행’이라는 콘셉트로 열린 기념식에는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자축하고 축하했다. 내년 55번째 소방의 날을 국민 축제로 승화시키는 것은 어떨까.

 

김창영 교수

 

글· 김창영(열린사이버대학교 재난소방학과 특임교수)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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