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6년은 어려운 한 해였다. 경제 사정이 나빠졌고, 실업률이 늘었으며, 연말에는 정치적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후유증은 새해에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의 뿌리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처방이 분명해지고 치유가 가능하다. 나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나 정치적 혼란이 모두 우리 사회의 투명성 부족에 기인한다고 본다. 미국의 경제 학자 코프먼(D. Kaufman)은 “부패는 경제 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사회가 일본만큼만 투명해지면 우리 경제는 연간 1.4%~1.5%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금년에 우리가 안간힘을 다 써서 이룩해야 할 것은 우리 사회를 좀 더 정직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투명성이 결여되면 어떤 처방도 우리 사회의 병을 고칠 수 없고, 어떤 정책도 우리 경제와 정치를 정상화할 수 없다.
정치적, 경제적 힘을 가진 기관이나 개인이 먼저 정직하고 공정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시민들은 이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에 못지않게 우리 시민 하나하나도 좀 더 정직해져야 한다. 최근 어떤 일본 언론인이 “한국인들은 숨 쉬듯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그 어떤 욕보다 더 심한 모욕이다. 19세기 말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일본에 의해 수모를 겪는 것은 우리의 거짓말 때문이라 진단했다. 안타깝게도 그 일본 언론인의 주장이 과장이라고 항의할 근거가 우리에게는 없다. 일본의 투명성은 세계 19위인데 우리는 37위이며, 일본의 보험사기는 1%인 데 우리는 13.8%나 되고, 탈세율은 26.8%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개선의 가능성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잖은 혼란 속에서도 공공기관의 업무와 시민의 일상생활은 혼란 없이 계속되어왔다. 우리 시민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고, 우리 민주주의와 법치가 상당할 정도로 정착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위기에 강했다. 이번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투명성 부족으로 이런 위기가 왔으니 투명성을 확보 하면 장래가 밝다. 윤리는 문화다. 모두가 참여해 고치고 이룩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거짓을 미워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 자신의 거짓도 미워할 수 있어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손봉호 | 고신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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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