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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국도 더 이상 테러 무풍지대 아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7월 1일 밤(현지시간)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속 무장괴한들의 인질 테러로 민간인 20명이 숨졌다. 총칼 등으로 무장한 범인들은 다카 외교 공관 지역의 식당에 난입해 식사 중이던 손님들과 종업원들을 인질로 잡고 군경과 대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쿠란 구절을 암송하지 못하는 이들을 고문하고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군경은 밤샘 대치 끝에 결국 진압에 나섰으나 이탈리아인 9명과 일본인 7명을 비롯해 인질20명이 이미 숨진 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7월 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번화가에서 일어난 대규모 자살 테러로 최소한 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종료를 하루 앞둔 7월 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 사원과 미국 총영사관을 목표로 한 3건의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가장 성스러워야 할 이슬람 라마단이 피로 물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력이 크게 위축된 IS가 라마단을 계기로 대대적인 테러에 나선 것은 기존의 정규전 방식이 아닌 게릴라식 공격으로 위력을 만회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IS는 지난 1년간 미국 주도의 연합군 공습과 이라크, 시리아 정부군 등의 총공세에 밀려 점령지 절반 정도를 잃었다.

한국도 더 이상 테러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IS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를 IS에 맞선 ‘십자군 동맹군’ 60개국에 포함시켜 테러 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이제 한국이 테러의 위협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뜻이다. 매년 수많은 한국인이 해외여행이나 취업을 이유로 해외에 나가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가 국내 미국 공군시설 및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시설 좌표와 신상 정보를 메신저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우리도 테러 대비를 국가 안보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늦기는 했지만 대테러방지법이 제정됨으로써 테러 대비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대테러방지법을 십분 활용해 선진적인 대테러 대비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7월 1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1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열고 국가 대테러 기본계획, 국가테러대책위원회 및 실무위원회 운영 규정, 테러경보 발령 규정, 대테러특공대·화생방테러 특수임무대·군(軍) 대테러특수임무대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출범한 국가테러대책위원회는 ‘국민 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에 따라 국가 대테러 업무의 컨트롤타워 임무를 수행하며 앞으로 국가 대테러정책의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국가 대테러 기본계획에 따르면 테러청정국가 구현을 목표로 신규 대테러체계 조기 정착, 국제테러단체 가입·동조 및 자생테러 방지대책 강구, 테러 대상 시설 및 테러 이용 수단 안전관리 체계화, 신종 테러 양상·수법 대응 능력 향상, 테러 조기 경보 시스템 가동 및 피해 신속 복구 등 10대 중점 방향을 제시했다. 외교부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은 대테러 기본계획에 의해 분야별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대테러센터는 반기별로 이행 실태를 점검해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이슬람교뿐 아니라 다른 어떤 종교였든, 종교상의 이유로 본인들의 정의에 맞지 않는다고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테러는 근절돼야 한다. 한국은 극단주의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한편, 테러 대비를 위한 국내의 법적, 제도적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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