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북한의 ‘7차 당대회’가 3박 4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5월 9일 폐막했다. 당대회는 당(黨)중심 국가인 북한의 최고 정치 활동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최고 권력기관이다.
김정은은 7차 당대회 개최 목적을 “주체혁명 위업의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진군 대회”라고 밝히면서, 개회사를 통해 핵·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한 것을 자신의 치적으
로 제시했다. 경제 성과가 없는 것은 ‘내 탓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으로 돌리는 상투적 수법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도 제시했다.
김정은은 이번 7차 당대회에서 대내적으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 세습 독재권력 체계를 공고화하는 데 초석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핵 보유국의 지위를 확실히 다져간다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만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성과에 의존하는 기존의 사상 강화와 경제 발전 노선을 반복하면서 67년 전 김일성의 당 위원장 직위를 세습하는 과거 회귀의 모습도 연출했다.
또한 당대회 전 경제 강국의 ‘휘황한 설계도’는 구체적 내용이 사라진 상태에서 대강의 전략 목표만 나열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제시됐다. 특히 자본과 기술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군중 혁명 노선을 강조할 개연성이 높아 북한 주민의 노동 착취가 우려될 뿐 아니라 목표 달성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점에서 핵·경제 병진 전략의 목표는 경제 발전이 아니라는 점을 자인한 꼴이다.
또한 이번 당대회를 통해 대남 기만전술도 구사하고 있다. 먼저 대남정책 차원에서 대화와 평화를 언급하며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상투적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대남 평화 공세를 통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을 한국에 전가하려는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통일전선 차원에서 북한은 ‘선(先)남조선 혁명, 후(後)공산화 통일’의 통일 노선인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면서 한국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핵을 앞세운 통일대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은 당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심리전 방송들과 삐라 살포를 비롯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비방하는 일체의 적대 행위들을 지체 없이 중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북한 내부로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다른 표현이라고 판단된다.
북한 변화 위해서는 대북 제재의 지속성과
북한 주민에 대한 외부 정보 유입 다양화 필요
이번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제시한 방향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줬다. 3대 세습 문제도 그렇고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욕심도 그렇다. 그러나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고민은 북한 스스로 변화가 가능한 쪽으로 방향타를 조정할 개연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이 근본적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북한의 변화를 강제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이 근본적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란 어떤 환경일까?
1980년대 동유럽권 국가들이 체제 전환을 선택한 환경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극심한 경제 위기와 외부 정보 유입이 체제전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었다는 역사적 경험을 직시해야 한다. 이 역사적 경험은 북한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국제사회와 한국을 향한 김정일의 핵 도발에 대해 현재 양자 및 다자 제재가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자 및 다자 제재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제재망(Sanction Network) 구축뿐 아니라 지속성도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제재망을 구축하고 제재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또한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해 변화의 동력을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부 정보 유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세대, 지역, 직업 등에 따라 정보를 세분화해 유입시켜야 한다.
물론 유입 수단을 다양화하고 방법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평화와 대화’를 앞세운 선전·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것도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요소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글 ·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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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