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요즘 국고보조금과 관련된 소식을 접할 때마다 쉽게 손에 쥔 돈은 그만큼 쉽게 쓴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또한 '내 돈이 귀하면 남의 돈도 귀하다'는 어르신들의 가르침과 주머니에 든 돈이나 지갑에 든 돈이 구별이 가지 않는다는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는 속담도 떠오른다.
박근혜정부는 출범과 함께 효율적인 국가 재정 집행을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국가 재정에서 생각지 못한 누수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복지 분야 등 국고보조금 52조5000억 원 중에서 검찰과 경찰의 합동조사,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감사 결과 적발된 국고보조금 비리 액수가 자그마치 7000억 원에 달했다. 국고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국가 돈을 눈먼 돈'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국고를 관리하는 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고,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 민간단체 등의 국고보조금 사용에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국고보조금의 부정 사용과 낭비는 국가 재정 운용의 비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정부는 국가 재정을 축낼 경우 해당 금액을 모두 환수하고 부정하게 얻은 이익의 최대 5배를 부가금으로 받아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가 부과한 환수금 및 부가금을 내지 않으면 부동산 등 보유 재산을 압류한 뒤 공매 처분한다. 또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제보자에게 최대 20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년 미국 링컨 대통령 재임 시절 남북전쟁이 치열했다. 링컨 대통령은 군수물자 구매 과정에서 업자들의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손해액의 3배를 환수하는 부정청구금지법(False Claim Act)인 일명 '링컨법'을 제정해 부정을 막았다.
대한민국도 한국판 링컨법이라고 불리는 재정환수법을 제정해 공공기관은 물론 개인이나 법인, 단체 등이 정부 돈을 사용할 때 재정을 축내거나 부당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으려고 한다. 귀중한 국고를 쌈짓돈처럼 주무르는 사실상의 모든 부정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국고보조금 지급 선정부터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이며 종합적인 관리도 필요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보조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도 시급하다. 여기에 국고보조금을 받아 사용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국고보조금은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졌다면 하루라도 빨리 바꿔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나랏돈은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했다. '주머닛돈을 쌈짓돈처럼 쓰면 망국에 이르는 지름길'이라 경고도 했다. 지금 반드시 추진해야 할 국가사업은 많은데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재정 누수를 막아야 국가 재정 건전성 확보는 물론 국가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
글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20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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