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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광복 70년을 맞이한 한국 사회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과제 설정의 실마리는 한국 사회가 걸어온 지난 70년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지난 70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광복되자마자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건설했고, 경제 발전을 이루었으며, 마침내는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가는 사회를 건설했다. 1948년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출범한 대한민국이 오늘날 높은 수준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흔치 않은 나라가 된 것이다.

김왕식

▷김왕식 ·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우리가 걸어온 지난 70년의 여정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많은 아픔과 희생 속에서 얻은 것이다. 196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가난에 허덕이고, 1980년대 중반까지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신음했다. 그러나 주권재민 사상, 사적 소유권, 그리고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한 나라를 만들고자 했기에, 인권과 자유의 가치보다 배고픔을 벗어나는 것이 더 급했던 시대를 거치며 일궈낸 경제 발전에 힘입어 참여적 정치문화가 성숙되고 민주주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이 형성되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평범한 시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원동력으로 완성된 것이다. 그렇기에 지난 70년의 여정은 평범한 시민들의 위대한 여정이라 칭할 만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한 국가로, 또 진정한 사회 통합이 이루어진 국가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갈 길은 아직도 멀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이 나라를 더 밝고 위대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위대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과제는 대체적으로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과제는 통일의 실현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충분히 확립되었다고 할지라도 지난 70년의 세월을 우리는 여전히 분단체제하에 살았기 때문에 진정한 사회 통합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70년간 남북 간에 지속적으로 이어진 단절과 대결, 그로 말미암은 이질성은 진정한 민족 통합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사회·경제적으로 진정한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비록 경제적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있다 할지라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계층 간, 지역 간, 그리고 세대 간 갈등이 남아 있고, 이들 간의 소통 역시 부족하다. 이러한 과제가 해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통합을 할 수 있다.

위대한 미래를 위한 세 번째 과제는 애써 이룬 민주주의 체제를 내실화하고 공고화하는 것이다. 1987년 민주적 전환 이래 정기적인 선거에 의해 정권이 평화적으로 교체되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충분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전통을 세우지는 못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간에 자발적 합의와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위대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가능한 것이다.


글 ·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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