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스마트폰 이용자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외 카카오톡 가입자도 1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미디어 환경이 이렇게 바뀐 상황에서 연말연시를 맞이해 손으로 쓴 편지나 카드를 보내는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이메일이나 SNS로 안부 인사를 전하면 비용도 들지 않고 우편보다 빨리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런 마당에 손으로 쓴 편지나 카드가 점점 더 드물어지는 건 당연할 수밖에. 하루에 우체통을 이용하는 편지량도 지난 2004년의 약 21통에서 2014년에는 7통으로 정확히 33퍼센트 줄었다고 한다. 전국의 우체통 숫자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손으로 쓴 편지는 오래된 문자 소통의 방법인데, 1970년대는 편지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의 광고 ‘연말연시 우편물 이용’ 편(경향신문 1977년 12월 6일)을 보자. “우편물 이용에 대한 부탁의 말씀”이라는 헤드라인 아래 연말연시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에 바르게 우편물을 이용하는 방법 4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광고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우편봉투를 쥔 채 주의사항 4가지를 손가락에 세로로 표기한 디자이너의 유려한 솜씨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의 광고인데도 요즘의 디자인 스타일에 비겨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
주의사항을 보다 세세히 살펴보자. 규격봉투에 우편번호를 써야 하며, 통반까지 정확한 주소를 표기해야 하며, 튼튼한 포장이 필요하며, 우표는 정위치에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규격봉투가 아니거나 우편번호를 쓰지 않은 편지는 ‘규격외 봉서’로 취급되며, 10원짜리 우표를 하나 더 붙이지 않은 ‘규격외 봉서’는 “수취인(또는 발송인)으로부터 20원을 추징하게 되오니” 유의하기 바란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 무렵 규격봉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처럼 봉투 쓰는 방법을 알리는 광고까지 했을 터. 어쨌든 1970년대의 연말연시에는 편지지를 고르고 자신의 정성을 한 땀 한 땀 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우편물의 특별소통기간까지 정해졌을 것이다.
1970년대 11월 말의 신문기사 제목을 대충 훑어보자. “연말연시 우편특별봉사”, “연말연시 우편물 특별수송대책 마련”, “우편물 벌써 연말체증 눈앞에”, “송년 우편물 홍수”, “연말연시 우편물 특별소통기간 수립 실시” 등과 같은 내용이다. 성탄 연하장 같은 시한성 우편물에 대한 특별소통대책을 수립하고 전국의 우체국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연말연시에 국제 우편물이 폭주하니 국가별로 발송 권고일을 알리는 정도이다. 우체국의 우편연계 시스템을 이용해 우편물(연하장) 발송을 요청하면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제작하고 출력해서 수취인에게 배달해 준다는 ‘전자우편 서비스’를 홍보하기도 한다.
지난 11월 7일 오전 11시경 서울중앙우체국 앞마당에서는 ‘편지! 소통을 말하다 2014 Seoul Korea 5000만 편지쓰기’ 행사가 열렸다. 성과가 많은 행사였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 억지로 종이에 손으로 편지를 써야 한다며 앞으로 캠페인을 지속할 근거는 미약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연말연시를 맞이해 1년에 한 번 정도는 손으로 편지나 연하장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손으로 쓴 편지에는 보내는 사람의 필체까지 녹아 있다. 굳이 아날로그적인 감성까지 엿볼 수 있다고 강조할 필요는 없겠지만, 쓴 사람의 정성이나 촉촉한 마음이 디지털편지보다는 액면 그대로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겠는가?
글·김병희(한국PR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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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