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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북한이 또다시 기습적인 4차 핵실험 도발을 했다. 이는 한반도, 나아가서는 동북아 평화와 전 세계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무모하고 기만적인 만행이다.

나도 북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한때는 북한의 핵 보유는 당연한 것이며 핵을 보유한 군사 강국에서 산다는 자긍심을 가진 적도 있었다. 북한에서는 '지구상에 하나뿐인 사회주의 조선을 몰살시키려는 압살 책동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고, 핵을 보유한 군사 강국 조선에 덤벼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외부 정보가 차단된 북한 주민들은 세계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러니 북한 당국의 거짓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거짓말은 진실의 벽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나는 북한에서 우연히 남한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헐벗고 굶주리며 산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다른 남한의 모습에 처음에는 저것도 선전용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회를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한국의 발전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고 북한 사람들이 수십 년간 그토록 바라왔던 지상낙원이 드라마 한 편에 녹아 있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꿈도 희망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탈북을 결심했다. 탈북 과정에서 목숨도 잃을 수도 있지만 이것이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생각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음은 오늘날의 행복이 말해주고 있다.

한국에 도착해 처음엔 홀로서기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한민국이 목숨을 걸어도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11년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사랑하는 두 아들을 수령에 대한 우상숭배와 독재의 칼날이 도사리고 있는 북한이 아닌 인권이 확실하게 보장된 한국에서 낳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더 좋은 것을 먹일까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 엄마들의 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북한은 아직도 하루 세 끼 먹는 것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고난의 행군 시기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굶어 죽는 사람들과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어린아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북한 정권은 반복적 핵실험과 핵무기 개발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함은 물론 경제 제재조치가 가중되리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제도가 사라지고 장마당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 당과 수령보다는 돈에 더 의존하며 수령제일주의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다.

북한 속담에 "선보러 간 총각이 구멍 난 양말은 손바닥으로 가릴 수는 있어도 발 냄새는 가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민의 생활 향상은 뒷전이고 오직 체제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면 민심은 떠나게 마련이고 자신들의 무능만 더 여실하게 보여줄 뿐이다.

핵 카드가 오히려 자신들의 무덤이 된다는 것을 북한 정권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핵실험은 자멸의 시간을 더욱 앞당길 뿐이다.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와 고립으로 북한 주민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고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은 증가할 것이다. 핵무기 한 방으로 체제 결속을 꿈꾸는 김정은 정권은 지금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군사 강국을 외쳐대는 김정은 정권의 멸망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짐작하기에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바람직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나라 사랑과 안보의식 고취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현주

· 유현주 (탈북 방송인)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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