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청년 고용절벽이 너무 가파르다.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2%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대졸 취업 경쟁률은 평균 32.3 대 1로 그야말로 취업 전쟁을 방불케 한다. 30대가 되어도 변변한 직장을 갖지 못한 친구들이 주위에 많다. 2030세대 모두가 일자리 찾기라는 '암흑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보라 ·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청년에게 투자하지 않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청년은 경제활동인구로서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핵심 주체이자 부양 의무를 짊어진 책임 있는 계층이다. 가장 창의적이고 진취적이며 생산성 높은 청년들이 일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천명했다.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노동시장은 이미 노동시장에 편입돼 있는 세대만이 혜택을 독점하는 구조다. 고용기간을 늘려주는 '정년연장법'도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일부 대기업 노조는 '귀족 노조'가 된 지 오래다. 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면서 각종 기득권을 누려왔다. 연봉은 상상 초월이고, 조합원들의 자녀는 부모를 잘 만난 덕에 특채로 뽑힐 수 있는 '마법의 문(門)'이 열리기도 한다. 과도한 특혜들로 말미암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노사정위원회는 2008년부터 줄기차게 노동시장 개혁에 동참하며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해왔다. 각종 합의문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14년 겨울에도 노사정위원회는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이뤄가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2015년 4월 한국노총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면서 대화는 돌연 결렬되고 말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그만큼 늦추어지게 되었다.
노동개혁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는 정년 연장이 실시된다. 기업 부담을 줄이고 고용 창출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도 함께 논의되어야 하지만 막상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선 소극적이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추가 인건비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 뻔하다. 잠재적 노동 계층인 청년들만 외면당하는 것이다.
지난 5월 청년이 여는 미래가 청년층 5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9%가 '노조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고용 세습, 양보와 타협의 실종, 잦은 파업을 문제로 꼽았다. 청년들의 이 같은 반감에 대해 노조는 반드시 곱씹어봐야 한다.
노동개혁은 일할 수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살기 위한 개혁이다. 누군가의 일자리를 뺏고 빼앗기는 세대의 다툼을 부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성장을 멈춘 사회에서 세대가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나누고 기회를 양보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부디 노동개혁이 청년이 일할 기회를 갖는 사회, 청년이 일해서 얻은 소득이 나라에 활력을 주는 사회, 청년 노동력이 창조와 발전을 만들어가는 사회로 이끌어주길 희망한다.
글 · 신보라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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