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9월 3일 중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전승절 행사를 대대적인 국제행사로 거행했다. 이번 전승 70주년 기념식은 중국으로서는 전후 70주년이 되는 해에 과거 인류 최대의 전쟁 참화인 제2차대전의 역사적 경험을 기억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지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국립외교원 교수 · 이지용
이러한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한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30개국 정상, 19개국 정부 대표, 그리고 10개 국제기구 대표를 초청했다. 중국 정부가 70주년 전승절 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한 배경에는 오늘날 중국의 국력과 국방력을 과시하고, 과거 일본 군국주의 침탈과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여준 각별한 예우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중국은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양국 간 우의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단독회담을 갖고 오찬을 함께했으며, 이후 리커창 총리와 회담을 이어나갔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6번째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한반도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과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신실크로드 구축전략 간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향후 더욱 발전적인 한·중관계를 지향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도 참석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반드시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상하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한반도 유일한 합법정부이기 때문이다.
상하이 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 경제계 인사들이 동행했다. 중국은 현재 국내 소비시장과 서비스산업 분야 등의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 시장에서 또 다른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는 분야이다. 이번 정상 방문 일정에 동행한 국내 경제계 인사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변화하는 중국 시장 환경에 맞추어 경제 분야 교류협력 확대를 도모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전승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는 다양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예정된 외교 일정을 보면,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 여정은 시작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올가을, 한국은 본격적인 정상외교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당장 10월 16일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중국, 일본과의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내에 개최될 예정이다. 향후 한국의 정상외교 의제 중 가장 중요한 사안은 한반도 안정과 통일외교, 그리고 한·중·일 정상회의의 개최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 등 주변 주요국들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외교를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주변 주요국들과의 통일외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에서 일본과 중국을 갈등이 아닌 공존과 협력의 관계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역사 갈등을 넘어 협력과 공존을 이루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통일외교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글 ·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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