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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잊을 만하면 나오는 뉴스가 있다. 구제역(口蹄疫)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거나 조류독감(AI) 정밀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는 뉴스다. 그때마다 방역당국과 축산농가들은 소와 돼지를 구제역으로부터 방어하고 닭과 오리를 고병원성 조류독감으로부터 막아내기 위해 초비상에 들어간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가축을 조사한 다음 양성반응이 나타나면 즉각 ()처분을 한다. 구덩이를 파서 가축을 땅속에 묻는 장면을 뉴스 화면으로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물며  가축들을 직접 키운 주인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 일이겠는가? 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방제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가축 전염병 예방 문제는 1950년대부터 벌인 국가적 캠페인이었다.

 

포스터

 

한국민사원조처(KCAC : Korean Civil Assistance Corporation) 포스터 ‘가축 전염병 예방(1955) 보자. 가축 전염병 예방이라는 헤드라인 아래, 전염병에 대처하고 예방하는 방법을 명쾌한 카피에 흥미로운 그림을 더해 인상적으로 설명했다. 축사에 드나들 때는 반드시 신발을 소독하자, 병이 들거든  가축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하자”…. 전염병에 대처하는 순서에 따라 카피 메시지를 제시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전염병 예방 순서와도  차이가 없어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포스터에 격자무늬 창과 비슷한 그리드(Grid) 레이아웃을 적용함으로써 단계별로 쉽게 이해할  있도록 했다. 화가 몬드리안이 자주 썼기 때문에 몬드리안 레이아웃이라고도 하는  레이아웃의 매력은 핵심적인 내용을 구획을 지어 정리할  있다는  있다. 축사에 드나드는 장면을 묘사한  번째 그림, 주사기를 크게 강조한 오른쪽 하단의 그림  일러스트레이션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포스터를 제작한 KCAC 195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활동했던 유엔 산하의 원조 기구이다. KCAC 6·25전쟁 직후에 민간인의 원조와 한국의 재건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군인 528명을 비롯해 모두 765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기구는 교통, 통신, 공공사업, 농업, 건강, 복지, 원조물자의 공급  분배 같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다 1955 11 30 해체됐다.  기구는 특히 우리나라 농림부와 함께 농촌 지원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농촌 계몽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도 가축 전염병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노력한다 해도, 전염병은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해 예측 불허의 속도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 임시국회에서 다룰 최대 현안도 가축 전염병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초기 방역의 ‘골든 타임 놓치지 않을  있는 획기적인 방역 체계를 마련했으면 싶다. KCAC 포스터가 나온  벌써 60 년이 지나는 시점이라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전 한국PR학회장) 20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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