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PC 시장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통해 스스로 이 시장을 허물고 모바일 시대를 열었지만 아쉽게도 요절하고 말았다. 애플은 독재에 가까운 천재 잡스의 지휘력으로 성장한 기업이라, 그의 사후에도 애플이 혁신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고 아이폰5와 아이패드미니 등 신제품들은 여전히 뛰어난 혁신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 이면에 불안한 부분도 존재한다. 잡스의 조율 아래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성과를 내왔던 최고 간부들이 불화에 휩싸였고 이 때문에 퇴사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애플이 끝없는 특허 소송을 일으키는 것은 기술을 주도하기보다는 경쟁자의 진입을 막아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 때문에 애플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다. 지금 발표하고 있는 기기들은 생전에 잡스가 관여했던 제품이라는 소문도 있다. 비록 잡스가 말년에 지속 가능한 회사를 구축하고자 노력했지만 그 결실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아날로그 강국이었던 일본이 휘청거리고 있다. 휴대용 오디오 기기를 주도하던 소니가 침몰한 지는 이미 오래다. MP3에 밀리고 LCD 텔레비전에 대한 경쟁력을 상실한 소니는 매분기 수십억 달러의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조만간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뛰어난 LCD 기술을 가지고 있는 샤프는 대만 기업에 지분을 팔아 적자를 메워왔으나 이마저도 역부족이라 인텔 등 미국 기업에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하고 있다. 샤프의 LCD 기술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며 가격이 싸면서도 배터리 시간이 늘어난 최첨단 LCD까지 개발한 상태다. 하지만 제품을 공급받을 애플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미리 지원받았음에도 전혀 경영난이 타개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은 대기업 위주의 대량 생산 체제가 고착화되어 혁신이 필요한 신기술 개발에 뒤처질 위험이 크다. 10년 후를 주도할 기술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화려한 실적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혁신은 도전 정신을 가진 벤처와 중소 기업들에서 나오지만 이들이 대기업의 하청 기업에 불과한 상태라 한국의 미래가 어둡다.

정치와 IT는 이제 분리할 수 없다. 오바마 캠프는 2008년 대선이 끝나자마자 재선을 준비했다. 이들이 한 일은 IT 기술을 활용하여 인터넷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권자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함으로써 각 유권자 맞춤형 선거 운동을 진행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행하면서 미국 인터넷은 자발적 실명제로 바뀌었다. 페이스북을 통하면 유권자의 나이, 성별, 인종, 결혼 여부뿐만 아니라 친구관계와 정치적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오바마 캠프는 이런 정보에 기반하여 각 유권자 별로 각기 다른 선거 전략을 구사하였다.
실제로 유권자들에게 각기 다른 내용의 지지 호소 메일을 보냈는데 메일을 받은 사람들의 제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그 종류가 수천 가지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온라인 강국 한국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만약 신뢰성 있는 온라인 선거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전면으로 사용한다면 대한민국이 직접민주주의의 종주국이 될 수도 있다.

IT를 대선에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에 개인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별생각 없이 자신의 정보를 인터넷에 흘리고 다닌다. SNS는 개인 정보의 천국이다.
인터넷 업체들이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정치 성향, 습관, 기호까지 파악하여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정보 검열로 인한 정보 편향 즉 ‘필터 버블’ 현상이 필연적으로 생기고 있다. 이는 검색과 SNS에서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필터 버블을 해소하려면 중간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편집자가 사회 구성원이라면 꼭 읽어야만 하는 글을 중요하게 배치함으로써 필터 버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SNS시대에 편집자의 역할이 다시 중요하게 되는 이유이다.

PC를 지배해온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시대에 흔들리고 있다. 아이폰이 나온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에 맞설 만한 윈도우폰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윈도우8에 모바일 지원 기능까지 넣은 것은 PC용 윈도우를 무기 삼아 모바일도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지만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때 이것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온 MS가 모바일 분야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글·김인성 (IT칼럼니스트)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