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포털은 원래 관문이란 뜻이다. 인터넷 초기의 포털은 좋은 콘텐츠를 가진 웹 사이트 목록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원하는 사이트를 찾기 위해서 포털을 방문했다. 포털은 사람이 직접 사이트 목록을 관리하고 그 사이사이에 배너 광고를 배치하여 수익을 얻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사이트가 많아지자 목록보다는 검색을 통해 사이트를 찾게 되었다. 때문에 포털들이 어쩔 수 없이 검색기능을 제공하긴 했으나 비용만 많이 들 뿐 수익은 얻을 수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검색을 할 때마다 관련된 광고를 보여주면 그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 발견으로 검색 키워드 광고가 출현했는데 업체들은 검색결과에 우선 노출되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돈을 지불했다. 단어 하나하나가 돈이 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도 검색 포털의 수입은 대부분 키워드 광고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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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광고 단가는 철저하게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일단 사용자들이 포털에 들어오면 포털 내부에 묶어 놓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다.
외부의 인기 콘텐츠를 아예 돈을 주고 사서 독점해 버리고 내부 콘텐츠는 외부에서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공유 정신으로 시작된 인터넷에서 콘텐츠 독점은 인터넷 발전을 가로막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 인기 서비스인 페이스북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페이스북의 폐쇄성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포털들의 폐쇄성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포털들은 또 내부 콘텐츠를 우대하는 정책을 취하고 검색에서 원본과 복제본을 구별하지 않음으로써 사용자들이 스스로 불법복제를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 검색결과에서 원본과 복제본을 구별하지 않고 최신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게 되면 원본보다 시간적으로 더 최신일 수밖에 없는 복사본이 먼저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방문자 수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콘텐츠 생산이 아닌 불법복제가 되고 말았다. 원본 창작자는 불법복제와 검색 불공정으로 이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
사용자가 스스로 불법복제를 하는 것엔 많은 장점이 있다. 포털이 콘텐츠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더 빠르고 더 다양하게 구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본 저작권자의 항의와 법적 책임도 피해 갈 수 있다. 저작권자와 포털 사용자가 싸우는 동안 포털은 방관자 입장에서 계속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이런 분쟁은 거의 대부분 사용자의 반발로 인해 저작권자가 오히려 사과를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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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은 또 검색에서 외부 사이트도 차별하고 있다. 검색결과에 포털 내부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고 외부 사이트는 나중에 배치하거나 아예 보여주지도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면 우선 수많은 연관 광고를 보게 되는데 광고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여기서 대부분 빠져나가 버린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도 광고 다음에 배치된 포털 내부 콘텐츠로 이동하게 된다.
몇 번의 스크롤을 해야 겨우 볼 수 있는 외부 사이트로 이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터넷 관문이어야 할 포털의 불공정성으로 인해 인터넷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포털이 방문자를 보내주지 않고 오히려 콘텐츠를 불법복제하고 검색에서 차별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존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포털은 또 외부 사이트의 인기 있는 서비스까지 복제함으로써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 사이트들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제 한국인들의 인터넷 생활은 포털에서 시작해 포털에서 끝나게 된 것이다.
포털은 방송과 언론 이상의 미디어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검색 공정성도 필요하다. 독과점의 횡포도 심각하다. 더이상 불법복제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이를 위해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검색은 원본을 우선 노출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법제화시켜야 한다. 인터넷에서는 포털 내부에는 원본과 완벽히 같은 불법복제 자료들이 많이 쌓여 있다. 동일한 콘텐츠가 있을 때 포털의 검색 결과에서 원본을 우선 노출하게 함으로써 저작권이 지켜지고 콘텐츠 제작자가 우대 받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검색결과에서 광고는 30퍼센트를 넘길 수 없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방송과 언론은 정보와 광고 비율에 대해 규제를 받고 있지만 포털 검색은 이런 규제가 전혀 없다. 때문에 검색결과가 광고로 뒤덮여 정작 정보를 찾기 힘들 정도다. 검색 광고량 제한은 검색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안전장치가 될 것이다.![]()
검색 광고량을 제한하고 원본 우선노출 정책이 확립되면 결국 원본 창작자와 중소 사이트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원본 사이트는 지금보다 1백배 아니 1천배 이상의 방문자 수 증가가 가능하게 된다. 방문자 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광고를 유치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광고지면이 제한된 포털은 원본 사이트의 광고면도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효율성을 위해서 광고유치 등 복잡한 운영은 포털에 맡기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만 하면 되는 인터넷 환경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인기 있는 외국 서비스의 한국 공략이 심상치 않다.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활기가 넘쳤던 초기 인터넷 분위기를 되살려야 한다. 이것은 포털이 원본 콘텐츠를 우대하는 공정한 검색을 통해서 가능하다. 원본우선 정책과 광고지면 제한 원칙은 한국의 인터넷이 다시 한번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글·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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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