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전현충원의 천안함 전사자 묘역에는 매일같이 찾아와 46명의 묘비를 하나하나 닦는 사람이 있다. 고(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여사다. 천안함이 피격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들 기억 속에서 그날의 충격과 아픔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듯하다. 그러나 유족에게는 떠나간 아들, 남편이 지워지지 않는 아픈 이름으로 계속 남아 있다.
2년 전 3월 26일 서해상에서 영해를 지키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던 천안함이 피격됐다. 반으로 찢겨진 처참한 천안함의 함미는 피격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온전히 인양할 수 있었다. 30일 동안 유가족들은 혹시라도 46명의 아들이, 남편이 살아서 돌아올까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모든 국민도 한마음으로 실종 장병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나 결국 46명의 우리 장병들은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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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또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고자 3월의 차가운 바닷속으로 잠수하던 고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것이다.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 무리한 구조를 계속한 결과였다. 결국 한주호 준위 역시 참군인으로서 고귀한 희생정신을 남긴 채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2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현실은 천안함 피격 당시와비교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수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대남전략과 분단의 현실은 여전하다. 천안함 피격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에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사과는커녕 유족들과 국민들의 아픔이 아물기도 전인 그해 11월 연평도를 포격했다. 또다시 우리 장병은 희생당했고, 무고한 민간인 두 명이 사망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끝내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올해 신년사설을 통해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목표를 다시금 분명히 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북한이 다시 무력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보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북한은 공격하고 우리는 희생당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우리 젊은이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방태세만큼이나 국민의 굳건한 안보의식이
절실하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내부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현재의 안보실상을 정확히 알고, 굳건한 안보의식 아래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가오는 3월 26일 오전 10시에는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이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추모 분위기가 많이 약해진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물론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일이 많이 있지만, 국가를 위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는 일만큼 고귀한 일이 있겠는가? 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의 이름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박승춘
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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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