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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트로트와 인디음악의 퓨전 공감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갈등 국면이 있다. 대치, 대립, 반목, 충돌은 안타깝지만 우리 현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갈등 관련 언어들이다. 구체적으로 남북대립, 동서갈등, 빈부격차, 좌우충돌이 있다.

이것들을 해소해야 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잠재적 갈등 상황은 아마도 ‘세대갈등’일 것이다. 모든 분야에 걸쳐 기성세대와 젊은이들 간의 차이와 대립이 심각하다.

음악의 중요성이 여기서 대두된다. 일상과 업무의 틀에서 벗어나 쉼을 제공하는 음악은 세대를 망라한다는 점에서 세대 차이의 극복에 절대적으로 유용하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경우 젊은이들은 결코 어른들의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세시봉 음악에 잠깐 귀를 기울였을 뿐이지 신세대 다수가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의 노래를 다운로드받아 열광적으로 청취하는 단계로까지 가지는 않았다. 트로트 음악은 엄연히 50대 이상의 전유물이다.

어른들은 댄스를 전면적으로 내건 아이돌 그룹 음악에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하고 인디 밴드 음악은 소란스럽다는 이유로 꺼린다.

젊은이들 음악 따로, 어른들 음악 따로다. 퓨전되어야 할 음악마저 세대별로 분리되어 있는 형국이다. 음악마저 다르니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대화와 소통이 원활할 리 없다.

‘흑기사’라는 트로트를 부르는 젊은 가수 태현은 스스로 ‘트롯돌’을 표방한다. 트로트를 부르는 아이돌이 되겠다는 뜻이다. 젊은 친구가 어른들의 음악인 트로트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세대분리를 넘어서려는 점에서 그의 접근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수년 전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T(트로트)’라는 프로젝트 팀을 꾸려 트로트 기운이 완연한 ‘로꾸거’를 발표하고 빅뱅의 대성이 ‘날 봐 귀순’을 부른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서울 마포아트센터의 ‘위드 인디 시리즈-한국 대중음악의 여왕들’도 눈여겨볼 공연기획이다. 이 공연에서 트로트의 별인 주현미, 김수희, 심수봉은 각각 인디 밴드인 ‘국카스텐’, ‘나티’, ‘킹스턴 루디스카’와 함께 무대에 선다. 트로트와 인디는 음악 스타일은 물론 세대적으로도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 있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 시도가 과감하다.

동방신기가 1980년대 그룹 ‘다섯 손가락’의 노래 ‘풍선’을 부르고 빅뱅이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재해석한 리메이크 바람도 의도적 상업화가 아니라면 격려해야 할 흐름이다. 잘될 경우 부모 세대와 자식이 음악적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떠올릴 수 있다. 어른과 젊은 세대가 같이 콘서트 장에 오는 장면은 늘어나야 하고 음악계는 이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직은 멀다. 워낙 오랫동안 수요층이 나뉘어 있었던 탓에 퓨전은 커녕 물리적 조합마저 생경하게 느껴진다. 양질의 트로트는 젊은 세대도 좋아할 것이고, 잘 만든 인디 음악에는 어른들도 반응할 것이다. 다음의 음악트렌드를 ‘세대공감’이라고 한다면 그 해결책 또한 좋은 음악 만들기다. 음악계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글·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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