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문가들은 일본산 농산물 중에서 방사성물질 오염 가능성이 가장 큰 품목으로 시금치처럼 잎이 큰 채소류를 꼽는다. 잎과 줄기를 한꺼번에 먹는 시금치와 쑥갓은 잎이 넓은 까닭에 방사성물질이 잘, 그리고 많이 달라붙기 때문이다.
반면에 뿌리를 식용하는 채소인 무나 당근, 고구마 등은 땅속에 뿌리를 묻고 있어서 방사성물질에 덜 오염된다. 아무래도 방사성물질이 땅속으로 스며들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금치나 당근처럼 식품별로 쌓이고 농축되는 방사성물질의 양이 다르다. 따라서 식품에 대한 방사성물질의 기준치도 다르다. 이번에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설정한 식품별 잠정 기준치를 살펴보면, 세슘의 경우 우유·유제품이 밀리그램(㎎)당 1백
베크렐(bq), 야채류와 곡류, 육류·계란은 5백 베크렐이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음료수는 밀리그램당 3백 베크렐, 야채는 2천 베크렐 등이다. 베크렐(Bq)은 방사성 물질이 방사능을 방출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단위다.
생물체의 세포조직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얼마간 손상된다. 그런데 생물체는 방사선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을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양이 복구능력을 넘어서면 각종 장애를 겪게 된다. 그 효과는 인공방사선이든 자연방사선이든 동일하다.
이런 능력을 넘지 않게 정한 것이 바로 생물학적 기준치이며, 보통 1년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이파리 야채를 1일 1백그램, 우유나 유제품은 1일 1리터를 1년간 지속적으로 먹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설정한다.
그런데 시금치를 1년 내내 매일 50그램씩 섭취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나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된 시금치를 말이다. 만약 기준치를 넘은 음식물을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
오염된 시금치를 먹었다고 해서 거기에 붙은 방사성물질의 모든 양이 몸에 축적되는 것은 아니다. 방사성물질이 체내에 들어와도 80퍼센트 이상은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박철수 농식품부 소비안전정책관은 “이번에 방사성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 시금치를 기준으로 보면 매일 50그램씩 60년을 먹어야 흉부 X선 1회 촬영 시 받는 방사능 양과 같아 먹이사슬을 통한 인체 오염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말한다.![]()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농산물은 대부분 물로 씻으면 씻겨 나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배추 등 잎이 덩어리진 채소는 바깥쪽의 두꺼운 잎을 2~3장 제거하고 먹는 게 안전하다. 원전 인근에 위치해 방사성물질의 영향을 직접 받은 4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일본산 시금치 등은 이미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또 방사능 방어를 위해 다시마나 미역을 많이 먹는데 일상적인 섭취량으로는 요오드 양이 매우 적고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하게 섭취할 경우에 갑상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일본산 어류 또한 국내외에서 이미 외면을 받고 있다. 방사성물질인 세슘은 물에 녹는다. 만일 방사성물질 세슘이 녹아 있는 바닷물을 물고기들이 마신다면 아주 작은 양이라도 물고기 몸속에 흡수될 것이다.
세슘은 소량이라도 인체에 흡수되면 잘 배출되지 않고 백혈구나 조혈세포, 생식세포를 파괴할 수 있어서 이러한 물고기를 먹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에서 들여오는 수산물은 방사능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본산 식품은 수산물이 대부분이다. 일본산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수산물은 명태다. 명태 중에서도 특히 냉장상태로 유통되는 수입 생태는 거의 대부분이 일본산이다. 고등어는 생물과 냉동 모두 유통된다. 참치나 돔은 일식집에서 횟감용으로, 꽁치는 통조림이나 가공용, 업소용 등으로 주로 수입하는 어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러한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이거니와 일본과 가까운 국내 연근해 어류의 방사성물질 오염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 동북해역에서 국내 바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오징어, 고등어, 참다랑어가 집중 관찰 대상이다. 같은 지역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라도 러시아가 잡으면 러시아산, 일본이 잡으면 일본산이 되므로 일본산 수산물만 검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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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면 가급적 피해야한다. 가공식품의 경우 방사성 낙진이 포장지에 묻는 경우보다는 원료 자체가 방사성물질을 포함했을 가능성이 크다.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중에는 향신료, 조미료 등 첨가물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유럽의 방사선 피폭 원인의 54퍼센트는 세슘에 오염된 식품의 섭취 때문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일본산 농산물·수산물·축산물에 대한 검역이 일시적인 감독 강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사성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이 가능한 만큼 수년 후에도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발 방사능 공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정부는 철저한 관리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식재료를 확보해 줘야 할 것이다.
글·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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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