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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원전은 환경원리주의로 풀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한반도 전역에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검출된 방사능의 양이 워낙 적어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해도 믿질 않는 눈치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의 방사능 유출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누출된 방사능은 지구 자전에 의해 일년 내내 부는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날아가 대기 중에 흩어지거나 바다에 떨어지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궤변이 횡행한다.

지구가 거꾸로 돌면 모를까,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자 국내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이 보인 첫 반응은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것이었다. 일본의 사고내용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대뜸 우리나라 원전부터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와 같은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다면, 일본과 같은 정도의 지진해일이 우리 동해안에 밀어닥치면, 그리고 일본 도쿄전력처럼 안전대책을 소홀히 하면 우리나라의 원전도 위험하다는 경고가 빗발쳤다.

얼마 전 국내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문가의 90퍼센트가 우리나라 원전이 안전하다고 답한 반면 일반인은 43퍼센트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더욱이 일반인의 94.1퍼센트가 정부와 원자력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답한 것은 충격적이다.

원전 문제는 정치적 논란으로 풀어질 일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원전정책은 에너지정책의 일환이고, 결국 어떤 에너지를 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여기서 선택의 기준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비용,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안전성이다. 환경영향과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평가할 문제이고, 공급의 안정성과 비용은 경제적으로 따져 볼 일이다.

안전만을 생각한다면 아예 원전을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전을 완전히 없애려면 당장 국민생활의 일부를 포기하고, 국가경제에 타격을 입을 각오를 해야 한다. 원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쓰면 된다지만 개발에 시간과 돈이 드는 것은 물론 원전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석유나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로 되돌아가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뿐더러 탄소배출을 늘리고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부작용이 크다.

이런 사정 때문에 세계 각국은 나름의 원전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일본의 원전사고로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그에 따른 안전대책을 보완하자면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됐다. 그럼에도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과 러시아는 여전히 원전을 폐기하거나 가동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 원전 수출국 프랑스는 물론 영국과 스웨덴·핀란드 등 독일을 제외한 유럽의 원전 강국들도 원전가동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도 원전의 안전성을 높일 방법을 과학적으로 찾아보고, 우리 나름의 현실적인 원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작정 원전은 안 된다는 환경원리주의에 빠지거나 원전 문제를 정치쟁점화해서는 결코 원전 문제를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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