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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23세 나! 인도 뭄바이서 세상을 품다




박시용(23)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남다른 진로를 선택했다.

보통 남들이 선택하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두고 다소 생소한 인도를 선택한 것이다.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아버지는 제게 ‘롤모델’ 같은 분이세요. 아버지께서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가 뜰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는 아버지 말씀을 듣고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신문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BRICs 관련 기사들을 빼놓지 않고 읽으며 관심을 기울였다. 고교 1학년 때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두 달간의 인도 배낭여행은 인도로의 유학에 대한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인도의 델리대학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이 세상에 정말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넓은 세상에서 이런 인재들과 함께 경쟁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시용씨는 현재 뭄바이 대학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인도의 교육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하지만 수업방식은 상당히 뛰어나요. 강의 위주의 수업보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죠.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가로채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로 치열하게 토론이 진행돼요.

이런 방식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기르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인재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렇게 우수한 학생들이랑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경제학과 정치학을 병행하는 게 재미있을까. 어렵지는 않을까.

“공부가 재미있을 순 없죠(웃음). 고교 시절부터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공부 외에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겠다는 고민을 했어요. 사실 인도에서 공부만 하다가 귀국하면 대학 졸업장 외에 특별한 게 없잖아요? 그래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용씨는 뭄바이에서 인도인 친구들과 함께 ‘필인디아(Philindia)’라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의 영어 이름인 ‘필립(Philip)’과 ‘인디아(India)’의 합성어인데, 발음상 ‘필 인디아(Feel India)’와 같아서 ‘인도를 느껴라!’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필인디아는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법인을 설립할 때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한다. 대학교 1학년 때인 20세 때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국내의 크고 작은 기업들에 컨설팅을 제공했다.

“제가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세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첫째, 어리다는 것, 둘째 외국인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영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마지막 것을 제외하고는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그는 ‘다른 면’에 집중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사업을 하니까 사람들이 흥미를 갖더라고요. 사업에 홍보가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 도움이 됐죠. 또 기본적으로 인도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해 호의적인데, 특히 인도인과 동업을 하고 있으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줘 얻은 이점도 많아요.”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회사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회사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그는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 회사를 적극 홍보했다. 지난 2008년 11월 뭄바이에서 테러가 있을 때는 직접 찍고 작성한 사진과 기사를 포스팅해 한국에 신속하게 전달했고, 이런 활동이 회사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사업에 있어서 영리성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사업이 성공적이었을까 궁금했다.

“사업의 성공 여부를 금전적으로 판단하고 싶지 않아요. 사업을 시작한 목적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고 ‘박시용’이란 인도 전문가가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제 사업은 현재까지 성공적입니다.”


미래의 비전과 꿈을 물었을 때 시용씨의 관심사는 ‘모두가 함께 잘살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의 가난하고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한때는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니 돈을 벌수록 더 벌고 싶고, 정작 사회에 기부할 때는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그는 세계적으로 영향력과 리더십이 있으면서도 현장을 발로 뛰며 소외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우선은 인도 전문가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외교활동으로 제3세계국가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제 능력을 펼치고 싶습니다.”

그는 올해 뭄바이 대학을 졸업한 후 통역장교에 지원할 예정이다. 병역을 마치고 나서는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관계나 외교학을 공부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용씨를 취재하며 자신의 안위만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열정적인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이렇게 약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G20세대가 한국사회를 이끌어 나간다면 한국이 살 만한 세상을 이끌어가는 선진국가가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김남호 (G20세대 사이버 자문단 자문위원·서울대 농산업교육과 4년·페이스북 mooddo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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